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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가계대출 옥죄기 맞는 방향… 디지털 자산 시장 성장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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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1-11 08:00:00 수정 : 2022-01-11 12:3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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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금융시장 과제·전망

경제주체들 부채 상환 쉽지 않아
거스를 수 없는 ESG 아직 걸음마
점포 축소, 은행권만의 문제 아냐

금융기업, 디지털 전환 핵심과제
4분기 기준금리 1.5% 시대 올 것
K콘텐츠 등 금융 지원 강화 필요
올해 금융시장이 격동기를 맞았다. ‘디지털 경쟁력’이 금융의 핵심 화두로 떠오르며, 전통 금융기업과 빅테크의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부터 계속돼 온 가계부채 관리는 올해로 이어질 전망이고, 미국의 긴축움직임으로 우리나라의 기준금리 ‘인상 시계’도 빨라질 가능성이 커졌다. 탄소중립을 위한 금융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필요성은 증대됐고, 가상화폐 등 디지털 자산에 대한 관심도 날로 뜨거워지고 있다. 불확실성이 큰 만큼 미래를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그만큼 금융 환경이 어떻게 변할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상황이다. 10일 금융지주사의 브레인이라고 할 수 있는 KB경영연구소 조영서 전 소장과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정중호 소장의 혜안을 빌려 올해의 금융시장 과제와 전망을 짚어봤다. 조 전 KB경영연구소장은 앞서 지난 연말 인터뷰를 가진 후 현재는 KB의 디지털 전략을 담당하는 KB금융지주 디지털플랫폼총괄로 자리를 옮겼다.

 

◆빅블러 시대… 디지털은 금융기업 생존 문제

 

금융지주 회장들의 신년사에서도 강조된 것처럼 금융권의 올해 핵심 화두는 디지털이다.

 

조 총괄은 “지금은 ‘빅블러 시대’라며 ‘디지털 전환’이 금융기업의 핵심 과제”라고 말했다.

 

빅블러는 경계가 희미해지는 현상, 즉 산업·업종 간 경계가 사라지는 상황을 말한다. 과거에는 은행과 보험, 카드 등 금융기업 간에도 역할이 명확했지만, 지금은 금융사들 간의 역할은 물론이고 빅테크 진출로 금융업 경계 자체가 무의미해지고 있다.

 

조 총괄은 “디지털은 전환은 금융뿐 아니라 유통, 미디어가 이미 다 겪었던 일”이라며 “금융에 있어 디지털은 혁신의 문제 이전에 생존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요즘 카카오뱅크나 카카오페이의 시장 가치(주가총액)가 기존 금융그룹을 웃도는 현상에 대해 “디지털 전환에 성공을 못 할 것이라는 시장의 예측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장은 금융사에 대해) ‘너희는 구식(old)이야’ 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결국은 디지털 전환을 성공시킬 수밖에 없고, (전통 금융사들도) 플랫폼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조 총괄은 디지털화를 위해 부서 간 경계를 허물고 적극적으로 협업하는 ‘에자일 조직’과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를 주문했다.

조영서 KB경영硏 전 소장

정부의 금융업 규제 완화 필요성도 언급했다. 조 총괄은 “빅테크는 자기 플랫폼이 있고 거기에 금융이 붙어있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결합이 일어나는데, 금융은 그렇지 않다보니 빅테크가 승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비판했다. 그는 “은행의 업무에 투자자문은 빠져 있다”면서 “은행이 증권 투자까지는 힘들어도 자문까지는 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최소한 비대면·온라인 채널에서라도 겸영 기준을 완화해 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 소장도 “핀테크, 빅테크와 함께 (금융시장이) 혁신 친화적이고 경쟁 촉진적 경쟁 구조를 가질 수 있는 규율 체계를 근본적으로 고민하는 시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은산 분리의 취지를 유지하되, 금융이 이커미스(전자상거래), 부동산 중개 등도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고객 편익의 관점에서 고민해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가계부채 억제 필요… 디지털 자산 시장은 커질 것”

 

가계부채 비율이 국내총생산(GDP)의 2배를 넘는 상황에서 가계의 관심은 대출 규제에 기준금리 인상에 쏠릴 수밖에 없다.

 

올해도 가계대출 옥죄기는 계속될 전망으로, 은행권도 정부의 정책에 동의하는 모양새다.

 

정 소장은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에 대해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지만 맞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출을 인위적으로 줄이니까 대부분 없는 사람들이 더 힘들어하고, 이런저런 부작용 있었지만, 대출 기준을 완화해서 부작용을 줄이는 방식은 잠재적 위험 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 소장은 “절대 부채 비율 자체가 워낙 높다”면서 “우리 경제 성장 잠재력 등을 고려했을 때 모든 경제주체들이 부채를 상환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적극적이고 명확하게 (억제) 신호를 줘야 하는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조 총괄도 정부의 가계부채 억제 정책에 “단기적으로 동의한다”고 말했다. 조 총괄은 “올해까지는 괜찮은데 내년 임대차보호법 갱신 주기가 도래하면 그다음부터는 (집주인들이 전세가를) 얼마를 올릴지 알 수 없다”면서 실수요자에 대한 대출 사전 관리를 주문했다. 이와 함께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 등 실수요자를 위한 별도의 완화책을 함께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 조 총괄은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우리는 더 빨리 올려야 한다”면서 “한은이 1월에 금리를 한번 올릴 가능성이 높고, 4분기에 더 올려 기준금리 1.5% 시대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미국이 테이퍼링(채권매입 축소)을 빨리 당기고 금리 인상을 빨리 간다고 하면 (우리도) 3분기에 올릴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NFT(대체불가토큰)와 가상화폐 등 디지털 자산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높게 봤다.

 

조 총괄은 “주식거래 고객 숫자가 1000만명인데,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의 고객이 900만명”이라면서 “MZ세대뿐만 아니라 주식 투자자 대부분이 가상자산에 투자한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 NFT나 가상자산에 대해 금융권이 건전한 투자를 도와야 하는 상황이고, 다음 정권 아래에서는 제도적 기반을 만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정 소장은 “시장이 혼란스럽기는 하지만 기술적으로는 기존 시스템을 대체할 수 있을 정도의 장점이 있고, 이 상품들에 대한 필요나 수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 소장은 “길게 보면 결국 제도권 안으로 흡수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중호 하나금융경영硏 소장

◆ESG 아직 걸음마… 은행 점포 축소 불가피

 

정 소장은 “ESG는 선진국 중심이기는 하지만 따라갈 수밖에 없는 규제”라면서 “다만 ESG 기준을 지키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어떤 변화를 해야 하고 어떤 게 갖춰지면 좀 더 유리한지, 그런 (기준을 마련하는) 부분에서 아직 속도가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수십년간 다양한 형태로 저탄소 원칙에 맞지 않는 산업군들이 존재했다”면서 “저탄소 산업 구조로 전환될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조 총괄은 ESG뿐만 아니라 반도체, 인공지능(AI), 바이오, K-콘텐츠 등 경쟁력이 필요하거나 있는 산업 분야에 금융이 자금 공급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조 총괄은 “은행 대출 관행상 심사에서 모험 자본에 대한 대출을 꺼린다”는 문제를 지적하며 “내부 전문가들이 솔직히 없다. 이런 부분들의 전문가 육성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디지털화에 따른 은행점포 축소도 사회적 이슈 중 하나다. 이에 대해 정 소장은 “은행권만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정 소장은 “기술들이 바뀌고, 실업의 발생 가능성이 생긴다”면서 “경제 전체의 변화를 시간표 짜서 하기는 힘들다. 기본적으로 교육 시스템이나 재교육 훈련과 같은 부분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풀어나가는 게 근본적 해법”이라고 말했다. 정 소장은 ”새로운 직장이나 서비스가 나올 때, 기존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을 수 있다면 (당국의) 지도는 필요할 것”이라면서 “기업의 변화로 소비자들이 부당하게 피해 보는 일은 없게 하라고 얘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지점을 줄이지 말라는 접근방식은 단순한 생각”이라면서 “일자리 문제는 새로운 직무에 직원을 재훈련해서 배치해야 하는 이슈”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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