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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륜 조향 시스템’ 적용 고급차가 다시 달린다

입력 : 2021-12-28 01:10:00 수정 : 2021-12-27 20: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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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바퀴 좌우로 조정… 주차 등 편리
1980년대 등장… 기술 한계로 실패

제네시스 신형 G90 ‘능동형’ 적용
중형차 수준 회전반경으로 유턴

벤츠·아우디, 탑재 모델 속속 출시
제네시스 ‘능동형 후륜조향 시스템’

뒷바퀴가 ‘좌우’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자동차는 원래 ‘앞바퀴’가 좌우로 움직이며 방향을 조정하고, ‘뒷바퀴’는 앞뒤로 회전하며 속력을 제어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최근 이 같은 기존 상식을 벗어난 ‘후륜 조향 시스템’을 도입한 고급차가 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최근 출시한 G90에서 ‘능동형 후륜 조향’ 시스템을 도입했다. 주행상황에 따라 전륜 조향과 함께 최적의 후륜 조향각을 능동적으로 제어하는 기술이다. 저속에서는 최대 4도, 고속에서는 최대 2도 범위에서 뒷바퀴가 움직인다. 원래는 긴 전장으로 인해 큰 회전 반경이 필요하지만 이 기술을 통해 중형차 수준의 회전 반경이면 유턴이 가능하다. 제네시스는 G80 스포츠 3.5터보 전용 다이내믹 패키지에 ‘후륜조향 시스템’(RWS·Rear Wheel Steering)을 브랜드 최초로 적용했었다. 제네시스에 적용된 RWS는 60㎞/h 이하의 저속 주행 시 뒷바퀴를 앞바퀴와 반대방향으로 움직여 회전반경을 축소한다. 주차 시에도 회전 반경이 대폭 줄어 편의성과 민첩성이 높아졌다.

원래 후륜조향 기술은 1960년대 논의가 시작돼 1980년대 일본차에서 주로 상용화됐다. 이때는 네 바퀴 모두 조향된다는 의미의 사륜조향(4WS)으로 불렸다. 이후 BMW와 포르쉐 등에서도 도입됐으나 당시 기술력의 한계와 잦은 고장 문제로 주류 기술이 되지는 못했다. 국내에선 현대차가 2007년 출시한 5세대 쏘나타(NF)에 이를 옵션으로 추가했었다. 당시 뒷바퀴를 3도가량 조향해 고속주행 안정성을 높인 기술로 주목받았지만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지는 못했다.

메르세데스-벤츠 ‘리어 액슬 스티어링’

수입차들도 최근 후륜조향을 탑재한 모델을 연이어 출시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후륜조향 시스템을 ‘리어 액슬 스티어링’(뒤 차축 조향)이라고 부른다. 벤츠의 이 기술은 전기 모터가 드라이브 벨트를 통해 리어 액슬의 축을 구동시키는 원리로 작동된다. 속도와 스티어링 각도에 따라 리어 휠이 프런티 휠과 같은 방향 또는 다른 방향으로 회전한다. 더 뉴 S클래스에서는 선택 사양으로 제공되는 이 기술은 조향각이 최대 10도에 이른다. 이에 따라 회전 반경은 최대 2m까지 감소한다. 전기차인 더 뉴 EQS에는 리어 액슬 스티어링이 기본 사양으로 탑재됐다.

아우디 ‘다이내믹 올 휠 스티어링’

‘다이내믹 올 휠 스티어링’으로 명명한 아우디는 이 기술을 통해 역동적인 조향에도 흔들림없는 안정감을 강조한다. 좁은 유턴 구간에서 전장 4705㎜의 세단 아우디 A5와 비교 시승한 결과 A5는 한 번에 돌지 못하는 좁은 코너를 전장 5010㎜의 RS Q8은 단번에 빠져나갈 정도로 큰 차이를 보였다. 아우디는 국내 판매 모델 중 대형 세단인 A8·S8, SUV인 Q7·Q8·SQ8·RS Q8에 다이내믹 올 휠 스티어링을 탑재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차의 신기술은 대표 모델에 먼저 적용된 이후 점차 아래로 내려오며 대중화된다”며 “차의 대형화 추세에 따라 앞으로 후륜 조향을 탑재한 차도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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