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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산까지 언급하며 감성에 호소… 김건희 사과, 尹 하락세 뒤집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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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12-27 06:00:00 수정 : 2021-12-27 10:5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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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 리스크’ 커지자… 위기 국면 ‘반전 카드’로 활용

尹 국정철학 ‘공정·상식’ 위배 지적에
집안싸움 격화 속 尹 실언논란 겹쳐
李와 지지율 격차 커지며 ‘하향곡선’

선대위 내부검토 거쳐 김씨 직접결단
신년여론조사 前 반등포인트 노린 듯
연신 “죄송·송구” 사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가 26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허위 이력 의혹 관련 대국민사과를 하고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의 26일 ‘사과 기자회견’은 최근 흐름이 뚜렷해진 윤 후보 지지율 하락세를 막기 위한 비상처방 성격이 강하다. 김씨의 허위 이력·경력 기재 의혹은 윤 후보가 국정 철학으로 내세운 ‘공정과 상식 회복’을 스스로 무너뜨리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데다 김씨 의혹 대응 문제로 이준석 대표가 당 선거대책위원회를 박차고 나가면서, 김씨의 직접 사과만이 일련의 악재를 돌파할 최적의 카드라는 내부 의견이 빗발쳤다.

 

 

김씨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날도 추운데 와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인사를 한 뒤 허위 이력·경력 의혹에 대해 고개를 숙였다. 김씨는 뒤로 묶었던 긴 머리를 단발로 바꾸고, 흰색 블라우스 위로 검은색 리본형 타이를 두른 정장 차림을 했다. 그는 미리 준비한 입장문을 6분15초간 읽으며 ‘죄송’·‘송구’는 총 6번, ‘잘못’·‘불찰’은 총 5차례 반복해서 말했다. ‘윤석열’이란 단어는 2번, ‘남편’은 13번 언급했다. 중간중간 입술을 떨고 시선을 옮기면서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김씨의 사과 기자회견은 지난 17일 윤 후보의 대리 사과가 되레 추가 논란을 일으킨 이후 구체적으로 검토된 것으로 전해졌다. 선대위 차원에서 내부 의견수렴을 거쳐 윤 후보 설득에 나섰고 윤 후보는 “몇 번이든 내가 사과하겠다”며 반대 입장을 보였지만, 김씨가 자신을 겨냥한 논란이 선대위 전체에 부담을 주는 점을 감안해 최종 결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윤 후보가 지난주 언론 인터뷰에서 영부인을 보좌하는 청와대 제2부속실을 폐지하겠다고 밝힌 것도 기자회견에 대해 논의하는 과정에서 언급됐던 사안으로 전해졌다.

 

윤 후보는 최근 선대위 운영을 둘러싸고 집안싸움이 격화한 상황에서 이에 대한 해결을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에게 맡긴 채 외연 확장 행보에 나섰다. 그러나 지역 현장에서 또다시 실언 논란을 거듭하며 총체적 난국에 빠진 모양새다.

머리 숙인 김건희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가 26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허위 이력·경력 기재 의혹 관련 사과 기자회견을 마치고 머리를 숙이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발표된 여론조사업체 서던포스트 조사 결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지지율은 36.6%, 윤 후보는 27.7%로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는 8.9%포인트였다. 오차범위 밖에서 윤 후보가 밀렸다. 배우자 리스크에 당 내홍이 겹치며 하향곡선이 가팔라진 것이다.

 

국민의힘 선대위 내 위기감도 극대화됐다. 선대위 내에선 신년을 앞두고 실시된 각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 우세 결과가 나오고, 내년 1월 초 이런 결과가 일제히 발표되면 하락 흐름을 되돌리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신년 여론조사가 시작되기 전 김씨의 사과 기자회견으로 반등 포인트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26일 서울 용산구 용산전자상가에서 한 시민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의 허위이력 의혹과 관련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 과정에서 김씨가 어느 수준으로 사과하고 국민에게 어떤 대안을 내놓을 것인지 등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선대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허위 이력·경력 논란에 대한 사과뿐 아니라 국민이 윤 후보와 배우자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있도록 김씨가 ‘청와대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방안도 책임라인에 보고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김씨 기자회견에는 일련의 의혹에 대한 인정과 거듭된 사과만 담겼다. 자신의 잘못이라고 말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의혹에 관한 것인지에 대해선 말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윤 후보와 연애시절과 임신과 유산 등 과거 일화들을 언급하며 감정에 호소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씨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자신의 허위 이력 의혹과 관련해 입장문 발표를 마친 뒤 당사를 나서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당 내부적으로도 이날 회견에 대한 평가가 엇갈렸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내가 보기에 전반적으로 메시지가 괜찮았다”고 긍정평가했지만, 홍준표 의원은 ‘청춘의꿈’ 플랫폼에서 “국민적 분노를 가라앉힐 수 있겠느냐”며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게임협회 초기 활동 맞아… ‘쥴리’ 사실무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가 26일 자신의 허위 이력 논란에 대해 사과한 뒤 당 선거대책위원회는 별도 팩트체크 자료를 내고 각종 의혹을 해명했다. 일부는 ‘잘못’이라고 인정했으나 특히 유흥업소에서 일했다는 ‘쥴리’ 의혹은 전면 부인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씨가 26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자신의 허위 이력 의혹과 관련해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선대위는 이날 A4용지 14쪽 분량의 자료를 언론에 배포했다. 선대위는 한국게임산업협회가 2004년 6월에 설립됐다는 지적에 대해 “해당 협회는 여러 게임 관련 유관단체가 합쳐 설립된 것으로 설립일 이전부터 게임업계 관계자의 추천을 받아 (김씨가) 초기에 활동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선대위는 “(협회에서) 무보수 비상근직으로 상시 활동이 없었음에도, 이력서에 그럴듯한 경력처럼 기재한 것은 잘못”이라고 인정했다.

 

김씨가 2003년 도록에 ‘2003년 portrate 삼성미술관 기획’이라고 명기한 것에 대해서는 “김씨가 2003년 삼성플라자 갤러리전에 참여한 것은 맞지만 ‘삼성미술관’으로 쓴 것은 잘못”이라고 밝혔다. 2001년 한림성심대 이력서에 ‘광남중학교 교생실습’을 명기했으나, 2004년 서일대 이력서에는 ‘광남중학교 근무’라고 쓴 것은 부정확한 기재라고 했다. ‘서울 영락고 근무’, ‘영락여고 미술교사 정교사’, ‘영락고 미술교사’라고 잘못 기재한 점도 인정했다.

 

과거 유흥업소에서 접대부로 일했다는 소위 ‘쥴리 의혹’을 제기한 여권 성향 유튜브 ‘열린공감TV’를 향해서는 “객관적 사실과 완전히 배치되는 터무니 없는 허위 선동으로 법적 처벌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현미·김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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