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에서 벌어진 ‘층간소음 칼부림’ 사건 당시 출동한 경찰관 2명이 부실 대응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사건 피해 가족이 빌라 공동현관 인근 CCTV 공개를 요구했다.
2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경찰의 안일한 대응으로 한 가정이 파괴된 ‘인천 층간소음 흉기난동 사건’ CCTV 공개를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게재됐다.
자신을 흉기난동 피해자의 동생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출동 경찰관이 있는 상황에 범인이 휘두른 흉기에 피해자 목이 관통됐다”며 “이를 목격한 경찰이 현장을 이탈하고 범행이 진행되고 있는 현장에 두 경찰 모두 합류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10분 가량을 나머지 가족 두 명이 범인을 제압하느라 모두 흉기에 찔리면서 목이 관통된 언니(피해자)를 지혈조차 못했다. 방치된 언니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져 응급수술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언니는 심정지로 인해 뇌에 산소공급이 지연되고 뇌경색 진행으로 뇌가 부어올라 두개골 개방 수술 이후 뇌 절반에 혈액 공급이 되지 않는다. 일주일 전 뇌혈관이 터져 상태가 더 좋지 않다”며 “1~2살 아이의 지능 뇌상태, 몸 절반 이상 마비로 아직 50살이 되지 않은 나이에 경찰의 무책임한 대처로 남은 인생이 처참하게 파괴됐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해 청원인은 “지원 요청이 먼저여서 현장 이탈 후 공동 현관문이 닫혀 못 올라갔다는 해명과 그 당시 대처가 적절했는지, 지체된 10분의 시간에 경찰이 무엇을 했는지 사건 당일의 상황을 정확하게 알고 싶다”며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LH주택공사, 경찰청, 법원에 CCTV 정보공개 요청을 했으나 해당기관 모두 공개거부됐고 CCTV 영상보전요청 ,CCTV 정보공개요청 모두 기각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얼마 전 형부(피해자 남편)는 검찰에서 CCTV 일부를 보고 왔다. 언니가 흉기에 찔리고 나서 현장을 목격하고 내려 오던 여자 경찰관이 비명을 듣고 뛰어 올라가던 형부와 남자 경찰관을 향해 목에 흉기가 찔리는 시늉을 하자 남자 경찰관이 그대로 뒤돌아서 여자 경찰관 등을 밀면서 같이 내려간 영상”이라며 “3명의 가족이 중상을 입고 가족 모두가 흉기에 찔리는 걸 서로 목격하면서 생긴 트라우마로 극심한 고통에 가족의 인생이 망가졌는데 도대체 피해자를 위함인지, 경찰을 위함인지 CCTV를 가족에게 제공을 거부하는 이유를 알 수 없다. 무엇이 두려워 공개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현장 대응 능력 부족의 문제인 거냐. 경찰은 언론에 현장대응력 강화 훈련 모습, 경찰 개혁 의지를 연일 보도한다”며 “정작 피해 가족에게는 형식적인 범죄 피해 지원 외에는 사과 한마디 직접 하는 일 없이 알 권리조차 묵살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더불어 “경찰이 바로 서려면, 진정으로 잘못을 인정한다면 CCTV를 감추지 않고 공개해야 한다”며 “아직도 진실을 알지 못한 채 애가 타는 가족들의 고통을 헤아려 반드시 CCTV를 공개해줄 것을 청원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해당 사건과 관련해 인천경찰청은 지난달 24일 대기발령 중이던 논현경찰서 모 지구대 소속 A경위와 B순경에 대해 직위해제 조치했다고 밝혔으며 해당 청원은 26일 오후 5700여명의 동의를 얻어 청와대가 공개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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