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금 60억·연봉 60억·옵션 30억 사인
‘100억 클럽’ 가입… 고향팀 ‘금의환향’
“야구 이상으로 도움되는 선수 되겠다”
양현종과의 계약은 장기전 양상 돌입

프랜차이즈 스타를 예우하기 위해 오래 기다렸다. 하지만 더는 미룰 수 없었다.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가 지난 22일 양현종(33)과의 계약을 먼저 매듭지으려 했지만 아쉽게 불발되자 결국 자유계약선수(FA) 외야수 나성범(32) 영입 소식을 먼저 전했다.
KIA는 23일 FA 나성범과 6년 총액 150억원(계약금 60억원, 연봉총액 60억원, 옵션 30억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총액 150억원은 2017년 미국에서 돌아온 이대호가 롯데와 4년 계약할 때 받은 역대 FA 최대 규모액 150억원과 같은 액수다.
나성범은 또 최형우(KIA·4년 100억원), 김현수(LG 트윈스·4년 115억원, 4+2년 115억원 등 두 차례), 최정(SSG·6년 106억원), 양의지(NC·4년 125억원), 박건우(NC·6년 100억원), 김재환(두산·4년 115억원)에 이어 8번째로 총액 규모 ‘100억원 클럽’에 가입하며 고향팀으로 금의환향했다. 특히 이번 2022 FA에서만 김현수, 박건우, 김재환에 이어 나성범까지 100억원 이상 계약자가 4명이나 탄생했다.
광주 진흥고-연세대 출신으로 2012년 NC 창단 멤버로 프로에 데뷔한 나성범은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한 뒤 올해까지 9시즌 동안 타율 0.312, 212홈런, 83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16을 기록하며 NC의 중심타자로 활약했다. 올 시즌 타율은 0.281로 3할에 못 미쳤지만, 33홈런으로 시즌 막판까지 최정(35홈런)과 홈런왕 경쟁을 펼쳤고 101타점으로 활약했다.

올해 FA 시장 최대어로 꼽힌 나성범은 당초 NC 잔류가 유력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거포에 목마른 KIA가 거액을 베팅해 마침내 품에 안았다. 대신 NC는 박건우 영입으로 그 자리를 채웠다. 나성범은 “제 가치를 높게 평가해주신 KIA 구단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저에게 기대해주시고 응원해주신 KIA 팬 여러분들께도 감사 인사 올린다”면서 “하루빨리 팀에 적응해 감독님과 코치진, 선후배 선수들과 가까워지도록 노력할 것이며, 무엇보다 팀과 선수단에 야구 그 이상으로 도움 되는 선수가 되도록 하겠다”고 입단 소감을 밝혔다.
애초 프랜차이즈 스타인 양현종과 계약을 발표한 이후 나성범의 영입을 발표하려 했던 KIA는 양현종과의 계약이 장기전 양상에 돌입하면서 나성범 영입을 발표해 팬들의 전력 보강 요구에 부응했다.

이제 KIA 팬들의 시선은 양현종에게 쏠리게 됐다. 양현종은 22일 구단의 최종 제시안을 받은 뒤 “생각할 시간을 달라”며 결정을 유보하고 장고에 들어갔다. 총액 규모는 작지 않음에도 양현종이 KIA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은 이유는 보장액보다 성적에 따라 받을 수 있는 옵션이 많은 조건이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2015년 4년 90억원에 윤석민과 계약했던 KIA는 윤석민이 부상으로 거의 활약하지 못했던 아픈 기억이 있기에 양현종에게도 무작정 거액을 안겨줄 수만은 없다는 입장이다. 이런 KIA의 입장에 양현종은 큰 실망감을 드러내며 반발했지만 팬들의 여론이 구단 쪽에 우호적인 방향으로 흐르면서 양현종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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