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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사우디 자본에 선수 뺏길라… 비상 걸린 PGA·유러피언 투어

입력 : 2021-12-23 06:00:00 수정 : 2021-12-22 20:4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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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유화책 잇따라 내놔

2022년 1월 PGL 출범 선언 위기감
시즌 최종전 보너스 상금 등 증액
선수 인기도 따른 보상제도 신설
사우디 인터내셔널 출전 허용도
본격 힘겨루기… 주도권 유지 주목
더스틴 존슨(왼쪽), 브라이슨 디섐보

지난 2월 초 열린 유러피언투어 사우디 인터내셔널에 당시 세계랭킹 1위이던 더스틴 존슨 등 톱스타들이 대거 몰려갔다. 같은 기간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웨이스트 매니지먼트 피닉스오픈(우승상금 131만4000달러)과 상금규모가 비교가 되지 않지만 톱랭커들은 사우디 대회를 선택했다. 초청료만 100만달러(약 11억9000만원)가 넘고, 7성급 호텔 숙박 제공 등 특급 대접을 받기 때문이다.

이는 프로스포츠 세계에서 돈은 곧 ‘힘’이라는 진리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PGA 투어가 ‘오일머니’의 파워에 위기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더구나 사우디 자금으로 창설된 것으로 알려진 프리미어골프리그(PGL)가 2023년 1월 공식 출범을 선언하면서 오랫동안 PGA 투어와 유러피언투어(DP 월드투어)를 중심으로 유지되던 세계 프로골프 질서에 심각한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에 ‘밥그릇’을 뺏길까 다급해진 PGA 투어와 유러피언 투어가 사우디 자본에 대항하기 위해 결속력을 높이면서 다양한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상금 대폭 증액이 대표적이다. PGL은 매 대회 총상금 2000만달러, 우승상금 400만달러로 올해 마스터스 우승상금(207만달러)의 두 배 가까운 액수다. 이에 PGA 투어는 시즌 성적을 반영하는 페덱스컵 포인트 순위 125명만 출전하는 시즌 최종전 플레이오프 보너스 총상금을 종전 6000만달러에서 7500만달러로 증액했다. 우승 상금은 올해 1500만달러에서 1800만달러로 크게 늘었다. 또 ‘제5의 메이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총상금도 1500만달러에서 2000만달러로 올렸다. 선수 인기에 따라 보너스를 추가 지급하는 ‘선수 인기도 보상 제도’까지 신설했다. 1위 상금이 무려 800만달러이고 7∼10위도 300만달러여서 메이저대회 우승 상금보다 많은 돈을 받는다.

유러피언 투어도 내년 시즌 최종전 DP 월드 투어 챔피언십 총상금을 900만달러에서 무려 2000만달러로 두 배 넘게 증액했다. 특히 사우디 인터내셔널과 이별해 내년부터는 아시안프로골프투어 대회로 열리게 된다. 여기에 내년 사우디 인터내셔널 출전 금지를 결정했던 PGA 투어는 최근 출전을 허용하는 유화책도 내세웠다. 아시안투어가 지난달 존슨, 브라이슨 디섐보 등 톱 랭커 30명의 출전 확정을 발표한 상황에서 선수들의 불만을 달래기 위한 조치다. 출전금지 명분이 약해진 것도 이유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아시안투어에 2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고, 아시안투어가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대회를 함께 여는 단체 가운데 하나인 만큼 마냥 출전을 반대할 수는 없게 됐다.

이처럼 사우디 대회 출전을 둘러싼 논란이 일단락됐지만 PGL 출범을 코앞에 둔 내년 시즌이 문제다. 거대 사우디 자본과의 본격적인 힘겨루기가 예상되는 만큼 PGA 투어가 과연 주도권을 계속 유지할지 주목된다.


최현태 선임기자 htcho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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