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되기 전 입도선매 선례 남겨
이정후 등 대어급 장기계약 관심
KT, 장성우와 4년 총액 42억 계약

미국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올해 2월 빅리그 3년 차에 불과한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22)와 14년 3억4000만달러(약 4043억원)짜리 대형 계약을 맺었다. 초특급 유망주로 평가받는 그를 자유계약선수(FA)가 돼 몸값이 치솟기 전에 장기계약으로 묶어 둔 것이다.
이번 시즌 100억원대 FA 계약이 3명이나 나오는 등 ‘돈 잔치’가 한창인 가운데 지난해까지 금지됐던 비(非)FA 선수와 다년계약이 허용되면서 이제 KBO리그도 유망주와 예비 FA를 장기계약으로 비교적 싼 몸값에 붙잡아두는 사례가 속속 등장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그 신호탄을 쏜 것이 SSG 구단이다. SSG는 지난 14일 투수 박종훈(30), 문승원(32)과 5년간 각각 총액 65억원(연봉 56억원·옵션 9억원)과 55억원(연봉 47억원·옵션 8억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2022시즌 뒤 FA가 되는 두 선수를 먼저 붙잡아 전력 안정화를 꾀한 것이다.
아직은 다른 구단에서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지만 분명 비FA 다년계약에 대한 관심은 많다. 특히 이정후(23·키움), 강백호(22·KT), 원태인(21·삼성) 등 이른 나이에 리그의 중심으로 자리 잡은 선수들이나 구자욱(28·삼성), 박민우(28·NC), 한현희(28·키움), 임찬규(29·LG) 등의 예비 FA들이 대상자로 떠오르고 있다.
일부에서는 유망주들 중에는 아직 병역을 해결하지 못한 경우가 있고, 선수가 국내 잔류보다는 빅리그 진출을 노리는 등 MLB처럼 유망주의 10년 이상 장기계약이 힘들 것이라는 평가도 적지 않다. 키움의 경우 FA 이전에 선수들의 해외진출을 적극 지원하는 구단이기도 하다. 그래도 주축 선수의 팀 이탈을 막기 위해 비FA 다년계약이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은 적지 않다는 것이 프로야구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한편 KT는 20일 팀의 주전 포수로 통합우승에 기여한 장성우(32)와 계약 기간 4년 총액 42억원(계약금 18억원, 총연봉 20억원, 옵션 4억원)에 FA 계약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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