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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 늘자 말 바꾼 정부…'방역패스' 적용한다며 접종 권장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입력 : 2021-12-08 06:00:00 수정 : 2021-12-08 07:5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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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들 “일관성 없는 정부 불신”
학교서도 “부작용에 접종권유 부담”
학원업계, 방역패스 철회 투쟁 예고
미접종 학생들만 ‘따로 과외’ 우려도

5∼11세 백신 접종 2021년 내 어려울 듯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 청소년 방역패스를 규탄하는 근조화환이 설치되고 있다. 뉴시스

“백신 접종에 대해서 좋은 식으로도, 나쁜 식으로도 말하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경기 수원의 한 중학교에서 근무하는 교사 A씨가 7일 전한 학교 현장의 분위기다. 최근 정부가 청소년에게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를 적용한다고 발표하면서 많은 학생과 학부모들은 백신접종 여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A씨는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접종 관련 안내는 하되 ‘맞아야 한다’ 등 선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발언은 절대 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며 “백신접종 이슈에 매우 조심스러운 분위기”라고 말했다. 학교가 백신접종을 권유하지 못하는 것은 혹시 모를 부작용에 대한 부담감 때문이다. A씨는 “정부는 ‘고3 학생들 접종해보니 괜찮았다’고 하는데, 성인에 가까운 고3 학생과 중학생은 체구나 발육상태가 완전히 다르다”며 학교가 백신을 권유했다가 문제가 생길 경우 학부모가 ‘학교에서 맞으라고 해서 맞았다’고 하면 무슨 수로 책임지나. 학교 입장에선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강제 접종인 현재 방침은 잘못됐다고 생각합니다. 학생과 부모의 선택에 맡겨야죠.”

정부가 내년 2월부터 12∼18세 청소년에게 방역패스를 적용한다며 연일 백신접종을 권장하고 있지만 학생과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반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월에 백신접종 완료자가 되려면 이달 안에 1차 백신접종을 마쳐야 하는 상황이다.

‘고민의 시간’이 많지 않은 학부모들은 혼란에 빠졌다. 중3 자녀를 키우는 한모(49)씨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청소년 접종은 자율이라더니 갑자기 말을 바꿔 황당하다“며 “학원, 독서실에 방역패스를 적용한다는 것은 사실상 접종을 강제하겠다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중2 자녀를 둔 학부모 B씨는 “학원에 안 보낼 수는 없으니 어쩔 수 없이 접종해야 할 것 같다”며 “정부가 학원을 빌미로 아이들 접종을 교묘하게 강제하는 모양이라 화가 난다”고 말했다. 서울시학부모연합은 이날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부가 준비 없이 전면등교를 시행해 아이들의 건강권과 학습권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해놓고도 백신 미접종 탓을 하면서 접종을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7일 서울 마포구 종로학원 강북본원에서 직원이 방역패스 관련 안내문을 부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교육당국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선 청소년 접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접종을 권장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서울 용산구의 한 고등학교 교사 장모(62)씨는 “부작용 사례가 계속 나오는 상황에서 학생한테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권유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교사는 “의학적으로 근거가 있어서 정부가 백신 접종 입장을 바꾼 것이 아니고 단지 확진자가 늘어나니까 급하게 입장을 바꾼 건데, 이런 식이면 누가 믿겠나”라고 지적했다.

학원업계는 청소년 방역패스 철회를 요구하며 강력투쟁을 예고했다. 밀집도나 체류시간을 따지면 학교나 종교시설이 감염 우려가 더 높은 데도 학원만 지정한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서울 서초구에서 수학학원을 운영하는 C씨는 “한 반에 인원수가 10명 내외인 학원이 대다수다. 밥을 먹는 것도 아니고, 마스크도 벗지 못하게 하는데 방역패스까지 적용하는 것은 너무 무리한 요구”라고 토로했다. 서울 강서구에서 수학학원을 운영하는 D씨도 “중소 학원은 비대면 수업도 어렵다. 결국 백신을 안 맞은 아이들은 학원 수업을 포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대면 수업이 가능한 대형학원 역시 매출 하락과 고용 문제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각에선 미접종 학생들은 학원에 못 가거나, 따로 모여 과외를 하면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호용 한국학원총연합회 수석부회장은 “앞으로 관계부처 항의 방문 등 강력투쟁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6∼17세 청소년(2004∼2005년생)과 임신부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10월18일 오전 서울 동작구 사당종합체육관에 마련된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시민이 백신 주사를 맞고 있다. 뉴시스

◆학생확진 한 달새 2배 ↑ 10명 중 9명 미접종자 

 

정부는 학생들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적극 권고 이유로 확진자 급증을 든다. 학생 확진자가 한 달 전보다 2배 가까이 늘었고, 확진자의 90% 이상이 미접종으로 분석됐다.

 

7일 교육부에 따르면 2∼6일 5일간 전국에서 코로나19 확진된 유치원과 초·중·고등학생은 2872명이었다. 일평균 574.4명꼴로, 국내 코로나19 발생 후 처음으로 500명을 넘어 최다를 기록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 자료를 봐도 11월 1∼4주(10월31∼11월27일) 19세 이하 확진자는 1만5125명으로, 10월 1∼4주(10월3∼30일) 9719명에서 55.6% 늘었다. 발생률은 성인보다 훨씬 높다. 인구 10만명당 코로나19 발생률은 0∼9세 10명, 10∼19세 9.6명이다. 이와 비교해 20∼29세 5.7명, 30∼39세 7.5명, 40∼49세 6명 수준이다. 방역 당국은 “최근 2주(11월 14∼27일) 12∼17세 확진자 중 99.8%는 미접종 또는 불완전 접종자”라고 설명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아이들 안 맞아도, 걸리더라도 별 거 아니다’ 이런 생각은 조금 바꾸시는 게 어떨까 한다”며 “아이들이 백신을 안 맞아도 빨리 나을 수 있다는 과도한 믿음은 갖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정부는 5∼11세를 대상으로 한 백신 접종은 충분한 조사와 검토, 어린이용 백신 허가 등의 과정이 필요해 이달 내 결론을 내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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