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가족들 변호사 선임할 형편 못돼 변론…피해자·유족에 사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과거 데이트폭력 중범죄를 저지른 조카를 변호한 것에 대해 사과하며 “데이트폭력에 따른 여성들의 안전을 위한 특별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인권변호사로 알려진 이 후보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져야 한다는 일각의 지적이 나왔다.
이 후보에게 비판적 입장을 견지해온 이민석 변호사는 이 후보의 해당 사과 발언 관련해 “이재명은 인권변호사가 아니다”라고 25일 직격했다. 이 변호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칼을 준비하여 여성의 집에 쳐들어가 딸과 어머니를 칼로 19번 20번을 찌른 희대의 살인마를 변호하면서 심신미약이라고 주장했다”고 비판했다.
앞서 이 후보는 전날(24일) 페이스북에 “어젯밤 양주시에서 최근에 발생한 데이트폭력 피해자 유가족과 간담회를 가졌다. 창졸간에 가버린 외동딸을 가슴에 묻은 두 분 부모님의 고통을 헤아릴 길이 없었다”면서 “데이트폭력은 모두를 망가뜨리는 중대범죄. 피해예방, 피해자 보호, 가중처벌 등 여성안전을 위한 특별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제게도 아픈 과거가 있어 더욱 마음 무거운 자리였다. 제 일가 중 일인이 과거 데이트폭력 중범죄를 저질렀는데, 그 가족들이 변호사를 선임할 형편이 못돼 일가 중 유일한 변호사인 제가 변론을 맡을 수밖에 없었다”고 과거 조카 범죄에 변호사로 나선 경위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미 정치인이 된 후여서 많이 망설여졌지만, 회피가 쉽지 않았다. 그 사건의 피해자와 유가족분들에게 깊은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가 거론한 일가 중 일인의 데이트폭력 중범죄는 2006년 5월 서울 강동구에서 벌어진 모녀 살인사건이다. 당시 이 후보 조카 김씨는 헤어진 전 여자친구 A씨가 살던 암사동 집을 찾아가, 준비해온 흉기로 A 씨와 그의 어머니를 각각 19회, 18회씩 찔러 살해했다. A씨의 부친은 사건 당시 5층에서 뛰어내려 중상을 입었다. 이 후보는 당시 이 사건의 1·2심 변호를 맡았는데, 이 후보 조카 김씨는 2007년 2월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이 변호사는 또 이 후보가 변호한 다른 ‘전 여자친구 살인사건’도 언급하며 “(이 후보는) 농약과 회칼을 준비해 딸까지 방에 가두고 딸이 보는 앞에서 어머니를 죽인 자가 심신미약 심신상실이라고 변호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무기징역을 선고받아도 이상하지 않을 자이지만 겨우 징역 15년만 선고받았다”면서 “어머니가 앞에서 죽는 것을 본 딸의 트라우마도 엄청났을 것”이라고 했다.
이 변호사가 언급한 살인사건은 피의자 B씨가 2007년 8월 이별을 통보한 여자친구 C씨의 집을 찾아가 C씨의 딸이 보는 앞에서 C씨에게 농약을 마시라고 강요했고, 이후 C씨가 ‘딸이 보는 앞에서 못 마시겠다’고 하자 흉기로 C씨를 8차례 찔러 살해한 사건이다.
한편 이 변호사는 2018년 8월 페이스북에 ‘여배우 스캔들’ 관련 “김부선에게 유리한 증거가 있고 김부선에 대해 증언할 내용도 있다”고 적어 이 후보를 겨냥한 바 있다. 그는 또 “나는 이재명의 문제점을 14년 전부터 알고 있었다”며 “성남시립병원 설립 조례 운동에 관련한 형사사건, 독도 소송, 철거민 사건은 나와 동지들이 직접 경험한 사건”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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