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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부세 위헌 소송 움직임 본격화… 과거에도 40여건 [이슈+]

입력 : 2021-11-24 17:30:00 수정 : 2021-11-24 17: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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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부세 고지서 받고 “세금 아닌 벌금” 불만 속출
곳곳에서 위헌 소송 움직임...과거에도 40여건
종부세 기본권 침해 과도한지가 쟁점
서울 강남우체국에서 관계자들이 종합부동산세 고지서를 집배순로구분기를 통해 분류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분 종합부동산세 고지 대상자와 세액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헌법재판소에 위헌 소송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 종부세가 급증한 만큼 기본권 침해 가능성이 커져 위헌 여부를 다퉈볼 수 있다는 것이다.

 

◆소송단 “사유재산제 훼손할 정도로 과도”

 

24일 종부세위헌청구시민연대는 “종부세는 ‘이중과세’이자, ‘세금폭탄’”이다”라며 위헌 청구 소송 참여인을 모집 중이라고 밝혔다. 시민연대 측은 이날 오후 1시 기준으로 참여 접수 건이 수백건이라고 했다. 대전지방국세청장을 지낸 이재만 시민연대 대표는 “가접수는 2000건이 넘었지만 문의가 많아 시간이 지연되고 있다”고 전했다.

 

시민연대는 △종부세는 이중과세 △사유재산제도를 훼손할 정도의 높은 세율 △주택 수에 따른 과도한 세금 부과는 평등권과 조세평등원칙 위반 △짧은 기간 종부세 인상이 과도해 법적 안정성을 해쳐 조세법률주의 위반 등을 위헌 요소로 주장한다.

 

앞서 지난해 종부세를 납부한 123명은 지난 22일 법무법인 열림·서울을 통해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부장판사 이주영)에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서를 제출했다. 위헌법률심판 제청은 재판 중인 사건에 적용될 법률의 위헌 여부가 쟁점이 될 때 법원의 직권 또는 당사자의 신청에 따라 헌법재판소에 위헌심판을 제청하는 제도다.

 

이들의 대리인단은 신청서에서 “현재 주택소유자가 부담할 세 부담을 개정 세법상의 세율로 계산하면 주택가격의 상당 부분을 국가가 탈취한다는 결론이 나온다”며 “납부세액이 부동산 가격을 초과하는 경우도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용산, 마포구 일대의 모습. 연합뉴스

◆과거에도 40여건 위헌 소송은 ‘합헌’...“이번엔 다르다”

 

종부세 위헌 소송은 과거에도 여러 번 있었다. 종부세가 처음 도입된 2006년부터 종부세 관련 헌재 판례는 40여건이다. 헌재는 종부세 자체에 대해서는 모두 합헌 결정을 내려왔다.

 

2008년 ‘세대별 합산’과 ‘1주택 장기보유자’ 부과 규정에 대해서만 각각 위헌과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이에 정부는 종부세 과세 체계를 인별로 바꾸고 세액공제 혜택도 이 기준에 맞췄다. 당시 헌재는 종부세는 공익을 위해 도입된 것으로 정당하고 방법도 수긍할 수 있을 정도라고 판단했다. 세 부담도 과도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하지만 세 부담이 크고 빠르게 증가하면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게 위헌 소송을 준비 중인 시민연대 측의 주장이다. 이 대표는 “이번 종부세는 그 정도가 지나쳐 헌법상 과잉금지의 원칙을 어기고 있다”며 “(이번엔) 분명 위헌 결정이 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비례의 원칙’이라고도 불리는 과잉금지 원칙은 공익 등을 위해 국민의 기본권이 제한될 수는 있지만 기본권의 본질적인 것까지 침해할 수 없다고 명시한다.

 

시민연대는 참여자를 모아 내년 2월 조세불복심판을 청구하고 행정소송과 위헌청구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위헌 소송에 나서는 사람들이 곳곳에서 모일 만큼 조세저항이 거세진 것은 종부세 부담이 갑자기 커졌기 때문이다. 이날 국세청에 따르면 올해 주택분·토지분 종부세 고지 인원은 총 102만6600명이고 거둬들일 세액은 8조5681억원에 달한다. 주택분만 따로 빼서 보면 대상자는 94만7000명, 세액은 5조6789억원이다. 지난해 66만7000명보다 28만명(42%) 늘었다. 법인을 제외한 개인은 88만5000명으로 같은 기간보다 23만4000명(36%) 증가했다.

 

종부세 1인당 평균세액은 601만원으로, 지난해 269만원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에 다주택자를 중심으로 ‘세금이 과도하다’는 불만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조정대상지역 등 규제지역 다주택자들은 공시가격이 상승했고 세율도 1.2∼6.0%로 크게 오르면서 올해 부담해야 하는 종부세액이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되는 경우도 많을 전망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징벌적 종부세’, ‘세금이 아니라 벌금’이라며 올해 인상된 고지세액을 인증하는 글이 잇따랐다. 강북에 아파트 2채를 갖고 있다는 A씨는 “직장인이고 일반 회사 다닌다. 부자 집안 아니다”라면서 “작년에 종부세 30만원 냈는데 올해 8배가 올랐다”고 250만원이 적힌 고지서를 인증하기도 했다. B씨는 “부부가 공동명의로 2채를 소유한 집이 단독명의로 2채 가진 집보다 종부세를 왜 이렇게 더 많이 내야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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