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주가 하락… 稅 부담도 덩달아 감소

‘이래서 온라인 설문조사까지 해가며 테슬라 주식을 처분한 건가.’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 주가 하락으로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내야 할 소득세 부담이 확 줄었다는 미 언론의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끈다. 천정부지로 치솟던 테슬라 주가가 떨어진 건 머스크 본인이 주식을 처분했기 때문인데, 결국 주식 처분에 따른 세금 부담을 줄이려는 머스크의 전략이 통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들려온다.
2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머스크가 지난 8∼19일 스톡옵션을 행사한 테슬라 주식은 총 640만주에 달한다. 이에 따라 그가 연방정부에 내야 할 세금은 최대 27억달러(약 3조2103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당시만 해도 테슬라 주가는 시장 예상을 훌쩍 뛰어넘은 분기 실적과 렌터카 업체 허츠의 전기차 10만대 주문 등 여러 호재 덕분에 강력한 상승세를 타며 역대 최고가인 1229.91달러(약 146만3500원)까지 올랐다.

그런데 머스크가 지난 6일 트위터에 ‘내가 테슬라 지분 10%를 매각해야 한다고 보느냐’라는 질문을 올리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한 개인의 주식 처분을 둘러싼 사상 초유의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누리꾼 과반이 ‘찬성표’를 던졌고, 그 즉시 머스크는 주식을 팔았다. 이후 일주일간 테슬라 주가는 15% 넘게 급락했다.
WSJ는 그 결과 머스크가 내야 할 세금 부담이 확 줄었다고 전했다. 앞서 테슬라 주가가 사상 최고가였던 1229.91달러를 기준으로 매긴 세금과 비교하면 주가 하락으로 머스크는 무려 3억8000만달러(약 4518억원)의 절세를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 WSJ의 계산이다. 테슬라 주가 최고가 기준으로 했을 때 머스크가 내야 할 세금은 주당 481.51달러였으나, 그가 온라인 설문조사 후 잇따라 스톡옵션을 행사하는 동안 주가가 떨어져 세금 부담이 주당 421.59달러로 줄었기 때문이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와 집권 민주당은 머스크 같은 억만장자들을 겨냥해 거액의 세금을 물리는 이른바 ‘억만장자세’ 도입을 검토 중이다. 유독 머스크가 정권의 집중적 ‘타깃’이 된 건 그가 가상화폐에 관한 글을 연달아 트위터에 올려 비트코인 가격을 올렸다 내렸다 하는 등 입방정으로 대중의 미움을 샀기 때문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얼마 전 한 탐사보도 매체가 “머스크 등 억만장자들이 엄청난 부를 소유하고 있음에도 연방정부에 내는 세금은 쥐꼬리만하다”고 비판하는 기사를 내보낸 뒤 미국 사회에서 부자들에 대한 반감이 커진 것도 한몫 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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