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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선대위 참여 거부? 김종인 “2~3일 사이 입장 밝힐 것” 여지 남겨

입력 : 2021-11-24 07:00:00 수정 : 2021-11-24 08:4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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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선 김병준 전 위원장이 자진 사퇴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뉴스1

 

대선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을 둘러싸고 국민의힘이 23일 하루 종일 긴박하게 돌아갔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사진)이 합류 거부 의사를 드러내면서 선대위 구성에 위기가 찾아오자, 장제원 의원은 '백의종군'을 선언하며 김 전 위원장과 윤석열 후보 간 이견 조율의 물꼬를 텄다.

 

뉴스1에 따르면 김 전 위원장이 이번 주 내로 입장을 밝히겠다고 하면서 관심은 갈등을 종결할 '인선안' 도출로 모아진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 사무실에 출근하며 기자들과 만나 "내가 (선거를) 한두 번 경험한 사람도 아니고 확신이 서지 않는 이상 일은 안 한다고 늘 그랬다"며 "나는 지금 일상으로 회귀한다"고 말했다.

 

'일상으로 돌아간다는 말의 뜻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나도 내 할 일을 해야 한다"며 "내가 그런 거(선대위 합류 문제)에만 신경 써야 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윤 후보가 전날(2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전 위원장이 하루이틀 시간을 더 달라고 했다"며 총괄선대위원장 안건을 상정하지 않은지 하루 만에 나온 김 전 위원장의 입장이다. 정치권에서는 당장 김 전 위원장이 선대위 합류를 명확하게 거부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윤 후보도 김 전 위원장을 향한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비슷한 시각 한 언론사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난 윤 후보는 '김 전 위원장에 대한 입장이 궁금하다'는 질문에 "모르겠다. 그 양반 말씀하는 건 나한테 묻지 마라"며 김 전 위원장을 '그 양반'이라고 지칭했다.

 

두 사람의 이같은 반응에 결별이 확정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강하게 제기됐지만 점심 시간쯤 다소 완화된 입장이 나오며 관망세로 돌아섰다.

 

김 전 위원장은 사무실을 나서면서 '선대위 합류가 보류냐, 거부냐'는 질문에 "복잡하게 이야기할 것이 없다"며 "내가 일상으로 돌아간다면 돌아간다고 받아들이면 된다"고 말했다.

 

다만 '윤 후보가 찾아오면 만날 것인가'라는 질문에 "만나는 거야 찾아오면 만나는 거고, 거부할 이유는 없다"며 논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윤 후보도 '그 양반'에서 '김 박사'로 호칭을 변경하며 다소 누그러진 태도를 보였다. 그는 오찬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김 박사님께서 며칠 생각하신다 하니까 저도 기다리는 중"이라며 '그 양반'을 '김 박사'로 수정해 언급했다.

 

논의 가능성이 더 커진 것은 윤 후보의 최측근인 장제원 의원이 '백의종군'을 선언하면서다. 장 의원은 이날 낮 12시54분쯤 페이스북에 "윤 후보 곁을 떠나겠다"고 선언했다.

 

장 의원은 경선 캠프 초대 종합상황실장으로 사실상 좌장 역할을 하다 아들 문제로 중도 사퇴했다. 그는 최근 권성동 의원이 당 사무총장으로 임명되면서 공석이 된 윤 후보 후임 비서실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됐다. 지난 21일엔 윤 후보와 함께 서초구 사랑의교회 예배에 참석하면서 이같은 관측에 더 무게가 실렸다.

 

하지만 김 전 위원장이 장 의원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 것으로 알려지며 윤 후보의 인선 결과에 관심이 쏠려 왔는데, 스스로 백의종군을 선언하며 윤 후보의 입지가 넓어지는 효과를 가져 왔다.

 

김 전 위원장과 비슷한 뜻을 가진 이준석 당 대표도 장 의원의 결단 만큼은 "선도적이고 책임지는 자세, 또는 후보를 위하는 자세를 높게 평가해야 한다"고 치켜 세웠다.

 

김 전 위원장은 점심 후 다시 사무실로 들어서며 "장 의원의 거취와 나와는 관계가 없다"며 "윤 후보가 새로운 인선안을 가져올 수 없을 것"이라고 여전히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김 전 위원장 사무실에는 이날 송언석·김태흠 의원 등이 다녀갔다. 김 전 위원장의 신간을 받기 위해 방문했다지만 당 안팎에서는 두 사람 간 이견을 조율하는 역할도 일정 정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윤 후보도 오후 당사에서 김 전 위원장의 의중을 파악하기 위해 측근들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두 사람이 결별했다고 보는 것은 너무 나간 것"이라며 "물밑에서 조율을 위해 열심히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김병준 전 위원장 카드도 재고돼야 합류 가능성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당 일각에서는 김병준 전 위원장이 '자진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 대표는 '김병준 전 위원장 등의 인선안이 번복될 수 있나'는 질문에 "그 안에 언급된 분들(김병준, 김한길)이 전체를 위해 다른 선택을 하면 존중될 수 있다"며 "그러나 후보가 말을 뒤집는 상황이 만들어지면 안 된다"고 말했다.

 

한 정치학과 교수도 "총괄선대위원장을 임명하고 이분과 상의해 후임 인선을 논의하는 것이 순서"라며 "윤 후보가 어떤 이유에서인지 일의 과정을 역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페이스북에 김 전 위원장의 '일상으로 회귀' 관련 기사를 걸고 "(김종인 합류는) 무산된 듯. 장제원, 권성동, 김병준, 김한길 데려다가 뭘 하려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자기들만의 힘으로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그게 후보의 판단이라면 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후보 측은 "김병준 전 위원장이 사퇴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며 "김종인과 김병준, 김한길 세 분이 모두 합류해 함께 하는 쪽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오후 6시쯤 퇴근하며 선대위 합류 여부에 대해 "2~3일 사이에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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