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한 시즌을 마무리하는 페덱스컵 플레이오프는 ‘쩐의전쟁’으로 불린다. 1차대회 노던 트러스트, 2차 BMW 챔피언십,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까지 3주동안 열리는 플레이오프는 125명만 출전해 70명을 추리고 최종전에는 단 30명만 살아남는데 최종전에서 페덱스컵 랭킹 1위에 오른 선수가 거액의 보너스 상금을 독식하기 때문이다. 올해는 패트릭 캔틀레이(29·미국)가 2차전에 우승에 이어 최종전까지 집어 삼키며 보너스 1500만달러(약 178억원)의 주인공이 됐다.
이런 플레이오프 상금이 대폭 증액돼 내년 플레이오프 우승자는 ‘돈벼락’을 맞을 전망이다. 23일 골프위크는 PGA 투어가 플레이오프 보너스 총상금을 종전 6000만달러에서 7500만달러로 증액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우승 상금도 올해 1500만달러에서 1800만달러(약 214억원)로 대폭 늘게 됐다.
선수들의 인기를 척도로 지급하는 ‘선수 영향력 보너스’ 총액도 4000만달러에서 5000만달러로 늘어 1등 상금은 800만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또 플레이오프 이전 정규 시즌 성적을 토대로 상위 10명에게 주는 ‘컴캐스트 비즈니스 투어 톱10’ 보너스 상금도 1000만달러에서 2000만달러로 껑충 뛴다. 이와 함께 PGA 투어 한 시즌 동안 15개 대회를 출전하면 5만달러를 별도로 지급하는 ‘15경기 출전 보너스’도 신설될 예정이다.
앞서 PGA 투어는 내년 3월 열리는 ‘제5의 메이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총상금을 1500만달러에서 역대 최대 상금 규모인 2000만달러 대폭 올렸고 우승 상금도 270만달러에서 360만달러로 늘었다. 올해 4대 메이저 대회 총상금 액수는 US오픈 1250만달러, PGA 챔피언십 1200만달러, 마스터스와 디 오픈이 각각 1150만 달러다.
일반 대회 상금도 증액된다. 페덱스 세인트 주드 인비테이셔널과 BMW 챔피언십 총상금은 1150만 달러에서 1500만달러로 늘고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메모리얼 토너먼트, 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등 3개 인비테이셔널 대회 총상금도 1050만달러에서 1200만달러가 될 전망이다. PGA 투어가 유럽, 일본, 남아프리카공화국, 호주 등과 공동 주관하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대회 역시 총상금이 1200만달러로 늘어난다.

PGA 투어가 이처럼 대회 상금을 크게 올리는 것은 사우디아라비아 자금으로 2023년 1월 공식 출범을 선언한 프리미어 골프 리그(PGL)를 겨냥한 조치로 풀이된다. PGL은 남자 골퍼 톱스타 48명만 출전하는 대회로 8개월간 18개 대회를 개최하겠다고 지난 6월 밝혔다. 매 대회 총상금 2000만달러를 내걸었고 우승자는 400만달러, 최하위도 15만달러를 받게 된다. 올해 마스터스 우승 상금 207만달러의 두 배 가까운 액수를 우승상금으로 내건만큼 톱스타들이 대거 PGL로 몰려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제이 모너핸 PGA 투어 커미셔너는 “우리 계획은 최정상급 선수뿐 아니라 선수 전체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구조”라며 PGL과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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