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에선 집 바로 옆에 들어서는 '드라이브 스루' 매장으로 인해 사생활 침해는 물론 안전사고까지 우려된다는 하소연이 접수됐다.
KBS에 따르면 민원이 발생한 곳은 제주시 용담이동의 한 신축 드라이브 스루 매장. 내년 초, 한 유명 커피 전문점이 입점해 영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갈등의 시작은 올해 초. 제주시 용담이동 제주국제공항 인근의 한 교차로 변에 있던 텃밭 자리에 2층 규모 '드라이브 스루' 건물이 들어서면서부터다. 이 '드라이브 스루' 건물에는 내년 초, 한 유명 커피 전문점이 입점할 예정이다.
문제가 된 신축 건물 바로 옆으로는 주택 두 채가 접하고 있는데 어른 가슴 높이 정도의 담벼락을 사이에 두고, '드라이브 스루' 매장의 차량 진입로와 주택이 떨어진 거리는 겨우 1m 남짓에 불과하다.
주민들은 이 신축 건물 때문에 한라산 조망권은 물론 일조권까지 잃은 데다, '사생활 침해'를 당할 우려까지 있다고 호소한다. 신축 현장 부지에 다량의 흙을 쌓아 기존 담 높이만큼 올린 탓에, 매장 쪽에서 주택 안방과 마당이 고스란히 들여다보이게 됐다는 것.
주민과 건축 관계자 등에 따르면, 건물 신축 터는 당초 인근 주택가와 똑같은 높이였다.
그러나 공사 과정에서 건물 일대 땅에 1m 이상 성토를 해, 매장 쪽에서 주택가를 마치 반지하 방처럼 내려다볼 수 있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주민들은 이 같은 사실을 최근에야 알게 됐다.
올해 초, 공사에 들어가면서 공사장 주변으로 높게 천막을 쳐 두었던 탓인데 매장 쪽에서 주택을 내려다보는 상황이 될 줄은 전혀 몰랐는데, 천막을 걷고 보니 펼쳐진 현실에 주민들은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건축 현장 관계자는 KBS와의 통화에서 "우·오수관 설계 문제로 인해 매장 부지를 1m 이상 높여 조성할 수밖에 없었다. 설계된 대로 시공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대지 내에서 발생하는 빗물과 하수를 큰 도로가로 연결되는 배관으로 자연 배수가 되게 하려면, 땅 높이를 조정해야 했다는 것.
주택 옆으로 접하는 '드라이브 스루' 부지가 1m 이상 높아지면서 주민들은 '사생활 침해'를 당하게 된 데다, 차량 급발진으로 인한 안전 사고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여기에 주택가가 반지하처럼 내려앉게 된 탓에, 매장 영업이 시작되면 차량 매연까지 속수무책으로 견뎌야 하는 상황이다.
주민들은 이 같은 형태의 건축 허가를 내준 것에 반발하며 제주시에 민원을 제기했으나, 지난해 10월 해당 건물에 대해 건축 허가를 내준 제주시는 '건축법상으로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제주시 측은 주민과 건축주 사이 중재안으로 '갤러리창' 형태의 울타리를 설치할 것을 제안했다.기존 담 위에 철제 방호벽을 만들어, 사생활을 보호하되 통풍은 원활히 되도록 하겠다는 것.
그러나 주민들은 이 역시 일조권과 조망권 침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제주시 관계자는 "사생활 침해 등 제기되는 우려에 대해서 주민 민원을 해소할 수 있도록, 협의를 중재하고 있다"고 밝혔다.
커피 전문점 측은 세계일보에 "상호 원만한 협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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