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2일 생방송으로 중계된 행사에서 프롬프터가 작동되지 않아 1분 넘게 침묵한 채 주변을 둘러본 것을 두고 여권이 맹폭을 쏟아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물론, 친여 성향 외부 인사까지 가세해 윤 후보에 대한 인신공격을 이어가자 윤 후보 측은 “안타깝다”며 반격에 나섰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TV조선 주최 ‘글로벌 리더스 포럼’에서 민주당 이재명 후보에 이어 무대에 올랐으나, 약 80초 간 아무런 발언을 하지 않고 다소 당황한 듯 두리번거렸다. 단상 아래 마련돼 있던 프롬프터가 작동하지 않아 연설문이 뜨지 않으면서 벌어진 해프닝이었다.
이를 두고 민주당 백혜련 최고위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프롬프터 없이는 연설도 못하는 분이 대통령 후보라니”라고 비꼬았다. 같은 당 김남국 의원은 SNS 글을 통해 “반면 이재명 후보는 프롬프터 없이 평소 생각과 비전을 밝혔다고 한다. 윤 후보와는 분명 차이가 난다”고 비교하기도 했다.
친여 성향 인사이자 맛 칼럼니스트인 황교익씨도 SNS에 올린 글에서 “윤 후보가 프롬프터에 원고가 안 떴다고 ‘도리도리’를 했다고 한다”며 “이런 사람을 우리는 이미 경험했다. 연설문을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에게 손보게 한 박근혜(전 대통령)다”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윤 후보를 “남자 박근혜”라고도 평가했다.
여권의 공세가 이어지자 국민의힘 선대위의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이날 밤 기자들에게 “포럼에서 윤 후보의 발표 시 주최 측의 전적인 기술적 실수로 잠시 진행이 매끄럽게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윤 후보 연설 순서에 프롬프터가 작동되지 않았고, 후보는 영문을 모른 채 정상화되길 기다리고 있었다”고 공지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생방송 중 돌발 상황에 대한 주최 측의 진행 안내를 기다리는 것이 상식적이고 당연한 상황이었다”며 “그런데 민주당은 오히려 윤 후보에게 인신공격을 가하고 정치적으로 악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술적 실수로 진행이 안 된 걸 행사에 초대받아 참석한 사람에게 책임지고 수습했어야 한다는 주장은 억지일 뿐”이라며 “이런 일까지 왜곡하고 선거운동에 이용하는 정치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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