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임명
尹 “金, 하루 이틀 시간 더 달라 말해”
金은 합류 고개 흔들며 부정적 입장
尹, 金 공개 비판 張 임명 밀어붙이기
김병준과 역할 배분 모호한 것도 원인
공동선대위장에 중도·청년·여성 대표
금태섭·윤희숙·이수정 등 후보 거론
23일 원희룡 등 경선 후보들과 오찬
홍준표·유승민은 참석 여부 불투명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2일 김병준·이준석 상임선대위원장 임명을 발표하면서 선대위 출범에 시동을 걸었다. 국민 통합에 방점을 두고 중도·외연 확장을 위한 여성·청년 인사 영입에 공 들이고 있지만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세부 인선을 두고 입장을 좁히지 못하면서 ‘신 3김(金)’ 축을 중심으로 한 선대위 구상이 막판에 삐걱거리고 있다. 국민의힘은 다음 달 6일 선대위 발족식을 개최할 계획이다.
윤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처음 주재하며 당 중심·국민 통합·실무형을 선대위 구성의 3원칙으로 밝혔다. 윤 후보는 “모든 국민이 대선 캠페인의 주인공이 돼야 한다. 경륜 있는 원로와 당내 유능한 청장년 인재를 모두 모으겠다”며 “자리 중심이 아니라 각자 영역에서 권한과 책임을 갖는 ‘일하는 선대위’를 꾸리겠다”고 설명했다. 윤 후보는 이날 이준석 대표와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을 상임선대위원장에, 윤한홍·박성민 의원을 각각 전략부총장·조직부총장에 임명하는 안을 최고위 안건에 올려 통과시켰다. 윤 후보는 “김종인 전 위원장은 하루 이틀 시간을 더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전날 저녁에 (김종인 전 위원장이) 제3자를 통해 윤 후보한테 (보류)뜻을 전했다. 진의를 파악하고 예우를 다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종인 전 위원장의 기류 변화는 장제원 의원의 비서실장 임명과 권한·역할 배분을 둘러싼 이견에서 비롯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이날 서울 광화문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장 의원의 비서실장 내정’, ‘김병준 전 위원장 상임선대위원장 임명’ 등 선대위 인선에 대한 질문에 침묵했다. 선대위 합류에 대해서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이어 총괄선대위원장직 의결을 앞두고 시간을 갖겠다는 윤 후보의 설명에 대해서는 “얘기를 한 적이 없다”고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총괄상황실장에 유력한 임태희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이날 김종인 전 위원장을 만나고 난 뒤 기자들과 만나 “(중도)확장을 해야 하는 문제도 있다”며 “(김 전 위원장이) 조금 시간을 갖고 생각해보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윤 후보는 서울중앙지검장시절 인연을 처음 맺은 뒤 경선 기간 물심양면으로 일해온 장 의원을 후보 비서실장으로 쓰겠다는 의사를 갖고 있지만, 김종인 전 위원장은 장 의원의 아들 장용준씨가 무면허 운전과 경찰 폭행 등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는 점이 청년 유권자의 반감을 살 수 있다며 기용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의원은 과거 “독불장군”, “마이너스의 손”이라고 김종인 전 위원장의 비대위 운영을 공개 비판하며 무소속 홍준표 의원의 복당을 적극적으로 건의하기도 했다. 김종인 전 위원장과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은 김병준 전 위원장의 역할과 권한 배분이 뚜렷하지 않은 점도 김종인 전 위원장의 총괄선대위원장직 수락에 걸림돌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윤 후보는 공동선대위원장을 비롯한 본부장급 인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공동선대위원장에는 중도·청년·여성을 대표할 수 있는 금태섭·윤희숙 전 의원과 경기대 이수정 교수(범죄심리학과) 등이 거론된다. 선대위는 조직·직능·정책·홍보·당무지원 5개 본부장 체제로 운영되며 조직·직능에는 4·5선급 중진 의원들이 거론된다. 다만 김태호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이 선대위 직함을 내려놓겠다고 선언하면서 중진 의원들이 참여는 소수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또 현역 의원·경선 후보들과 연달아 식사를 하면서 당내 접촉면도 넓혔다. 윤 후보는 이날 임이자·김영식·김희곤·박수영·윤주경·이영 의원 등과 오찬을, 23일에는 원희룡·최재형·박진·하태경·안상수·장기표 등 경선 후보들과 오찬을 한다. 홍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은 참석 여부에 답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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