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정치색 그림 안된다고 했는데…” ‘王자+개 사과+전두환’ 벽화 가려졌다

입력 : 2021-11-17 21:00:00 수정 : 2021-11-17 17:31:52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인쇄 메일 url 공유 - +

논란 벽화 가린 합판엔 ‘세상이 예술을 죽였다’ 문구 적혀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관철동의 한 중고서점 외벽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를 겨냥한 것으로 보였던 벽화가 나무판자로 가려져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비판하는 취지로 그려진 것으로 보이는 벽화가 판자로 가려졌다. 지난 12일 오후 해당 벽화가 그려진 지 5일여 만이다.

 

17일 서울 종로구 중고서점의 한 외벽에 그려졌던 윤 후보 관련 그림은 ‘세상이 예술을 죽였다’라고 쓰인 합판으로 가려진 상태다. 건물주이자 외벽임대인인 A씨가 이날 오전 해당 벽화를 가렸고, 해당 문구는 벽화를 그린 닌볼트 작가가 항의 표시로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닌볼트 작가는 “세상의 압박에 못 이겨 건물주가 벽화를 덮지 않았나”라며 “사회가 작가들을 억압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문구의 의미를 설명했다.

 

A씨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당초 정치색이 강한 벽화를 그리면 안 된다고 계약에 언급했는데 벽화 작가가 정치적으로 편향된 벽화를 그렸다”며 “작가 측은 보수 진영도 함께 그림을 그리는 식으로 대결하겠다고 했지만, 더 이상 벽화가 그려지지 않아 외벽을 가렸다”고 했다.

15일 서울 종로구 관철동 한 서점 외벽에 윤석열 국민의 힘 대선 후보를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 그림들이 그려져 있다. 뉴스1

가려진 벽화는 지난 11일부터 이틀에 걸쳐 그래피티(공공장소나 길거리 벽면에 스프레이 페인트를 이용해 낙서처럼 그리는 그림) 작가 닌볼트가 작업한 것으로 전해졌다. 닌볼트 작가가 소속된 문화예술 매니지먼트 굿플레이어의 김민호(51) 대표는 내년 6월까지 매달 30만원씩 임대료를 내고 이 건물 외벽을 빌리기로 지난달 A씨와 계약했지만, 계약서 일부 조항 등을 놓고 양측이 견해차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벽화에는 무속 논란을 일으켰던 윤 후보의 손바닥 ‘왕(王)’ 자와 사과 희화화 논란이 일었던 ‘개 사과’ 그림이 담겼다. 윤 후보의 장모로 추정되는 중년 여성과 전두환 전 대통령 그림도 함께 그렸다. 윤 후보는 경선 과정에서 이른바 ‘전두환 옹호’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바 있다. 각각의 그림 사이에는 ‘+’를 넣었고 마지막에 ‘=’ 기호를 넣어 ‘해당 논란을 합치면 무엇이겠냐’라고 묻는다. 

지난 7월30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서점 벽면에 그려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배우자 김건희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벽화 문구를 서점 관계자가 페인트로 지우고 있다. 뉴스1

앞서 이 외벽은 지난 7월 ‘쥴리의 남자들’ ‘쥴리의 꿈! 영부인의 꿈’ 등 문구와 윤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의 얼굴로 추정되는 여성 그림이 담겨 논란이 됐던 자리이기도 하다. 논란이 커지자 A씨는 그림에 흰 페인트를 덧칠해 지운 바 있다. A씨는 또다시 불거진 벽화 논란에 대해 “과거 쥴리벽화로 논란이 됐던 자리에 또다시 진보성 벽화가 들어오니 여기저기에서 연락이 많이 온다”면서 “조용히 살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차주영 '완벽한 비율'
  • 차주영 '완벽한 비율'
  • 샤오팅 '완벽한 미모'
  • 이성경 '심쿵'
  • 전지현 '매력적인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