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카다피 향수 때문 지지 많아”

2011년 ‘아랍의 봄’ 당시 반군에 생포돼 비극적 죽음을 맞은 리비아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의 아들이 다음 달 리비아 대선에 출사표를 던졌다.
알자지라방송 등에 따르면 14일(현지시간) 리비아 선거관리위원회는 카다피 차남 사이프 알이슬람 카다피(49·사진)가 대선 후보로 등록했다고 밝혔다. 그는 “아버지가 실각한 뒤 10년간 분쟁을 겪은 리비아에 통합을 가져오고 싶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카다피 후계자로 첫손에 꼽혔던 알이슬람은 수년간 은둔 생활을 해왔다. 그 역시 2011년 반군에 붙잡혀 전쟁범죄 혐의로 기소돼 2015년 사형 선고를 받았다가 2017년 극적으로 사면돼 풀려났다. 국제형사재판소(ICC)는 이와 별도로 반인도 범죄 혐의로 그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한 상태다.
알이슬람은 리비아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지지 세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비아가 지금보다 안정되고 번영했던 카다피 정권에 대한 향수 때문에 의외로 많은 리비아인이 그를 지지한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그의 대선 출마가 확정된 건 아니다. 오는 22일 후보 등록을 마감한 뒤 자격 심사를 거쳐 48시간 안에 예비후보 명단이 발표된다.
다음 달 24일 실시될 예정인 리비아 대선은 아랍의 봄 이후 10년간 이어진 내전을 종식할 이정표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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