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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 이강철 데이터 야구 vs ‘곰탈여’ 김태형 용병술

입력 : 2021-11-11 19:37:54 수정 : 2021-11-11 23: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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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리즈 14일 고척서 개막

KS 직행 KT, 체력서 절대 우위
선발∼마무리 철벽 마운드 강점

기세 오른 두산, 막강 불펜 완비
에이스 미란다 복귀로 ‘천군만마’
이강철(왼쪽), 김태형

‘매직’(마법)과 ‘미러클’(기적)이 정면 충돌한다. 정규리그 1위로 한국시리즈(KS)에 선착한 마법사 군단 KT와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준플레이오프(준PO)와 PO까지 기적 같은 파죽지세로 치고 올라온 두산이 14일부터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챔피언 트로피를 놓고 물러설 수 없는 7전4승제 승부를 펼친다.

 

무엇보다 선발과 중간, 마무리까지 마운드가 탄탄한 KT의 철벽 방패를 기회마다 놀라운 집중력을 폭발시키는 강타선을 가진 두산의 창이 뚫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특히 투수 출신으로 섬세한 마운드 운용을 앞세워 강력한 마운드 철옹성을 구축한 이강철(55) KT 감독과 포수 출신으로 뚝심과 결단력을 앞세워 가을야구에 강한 면모를 보이는 김태형(54) 두산 감독이 펼칠 지략 대결이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으로 KS 무대를 밟은 KT는 통합 우승의 마법을 기대한다. 정규리그에서도 KT가 두산에 9승7패로 앞선 데다 삼성과의 1위 결정전 이후 13일을 쉰 덕분에 포스트시즌 7경기를 치른 두산보다 체력에서 절대 우위다. 허약한 선발진의 두산이 이영하와 홍건희 두 불펜 기둥을 앞세워 연전연승했지만, 아무래도 잦은 등판으로 지칠 수밖에 없어 그 약점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무엇보다 고도의 심리전으로 투수들의 기를 살릴 줄 알면서 상대 타자와의 대결 전적 등 데이터 활용 능력도 탁월한 이강철 감독이 물오른 두산 타선을 맞아 빈틈없이 맞물리는 불펜 운용책을 펼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지난해 PO에서 두산에 1승3패로 패했지만 앞선 탈락팀 감독들과 달리 포스트시즌 경험을 쌓았다는 점도 다르다. 이 감독은 “KS는 최대 7경기를 치러야 해서 3전2승제였던 준PO, PO와는 시리즈 양상이 다를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또한 오랜 휴식으로 떨어진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기 위해 11∼12일 한화와 평가전을 갖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여기에 맞서는 곰의 탈을 쓴 여우로 불리는 김태형 감독은 KS로 오는 과정에서 홍원기(키움), 류지현(LG), 허삼영(삼성) 감독까지 포스트시즌 ‘초보 사령탑’들을 도장 깨기 하듯 연파했다. 이 과정에서 김 감독은 초반 기세 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이닝과 관계없이 선발 다음에 바로 불펜 핵심 투수를 마운드에 올리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바뀐 투수가 잘 던진다면 투구 수 관리는 잠시 접어두고 밀어붙여 이기는 데 집중한다. 이런 한 박자 빠른 투수 교체 등 김 감독의 과감한 용병술이 올가을 유독 빛났다.

 

이제 두산이 이 기세를 몰아 1989년 단일리그 도입 이래 첫 4위 팀의 뒤집기라는 기적의 완성을 노린다. 지금까지 정규리그 3위 팀이 KS 패권을 차지한 적은 1992년 롯데, 2001년·2015년 두산 등 세 차례 있었지만 4위로 KS에 오른 5개 팀은 모두 준우승에 머물렀다. 무엇보다 어깨에 피로가 쌓여 엔트리 밖에 있던 올해 리그 최고 투수 아리엘 미란다가 돌아온다는 점은 천군만마다. 미란다의 가세로 김 감독의 KS 마운드 운용은 더욱더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여기에 PO를 2경기 만에 끝내고 사흘의 휴식일이 생기며 이영하와 홍건희가 충분히 쉴 수 있게 된 것도 반가운 일이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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