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잠수함 킬러’… 첨단기술로 무장한 천안함

대구급 호위함 7번함 진수식

대잠 작전능력 등 ‘업그레이드’
서해 NLL 수호 임무 투입 예정

생존 장병들 불참… 유족만 참석
최원일 전함장 옛 천안함 찾아

9일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열린 해군 신형 호위함 7번함인 '천안함' 진수식에서 서욱 국방부 장관과 부석종 해군참모총장, 현대중공업 한영석 부회장, 천안함 유족 등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0년 북한군에 피격된 천안함이 11년 만에 해군의 일곱 번째 최신 호위함으로 부활했다.

해군과 방위사업청은 9일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서욱 국방부 장관과 부석종 해군참모총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대구급 호위함 7번함인 천안함(2800t급) 진수식을 개최했다. 진수식에는 손정목 천안함재단 이사장, 이성우 천안함 유족회장을 포함한 유족들도 참석했다. 유족들은 매서운 바닷바람을 맞으면서도 자리를 지켰다. 행사장 스크린에 천안함 용사를 기리는 장면이 나올 때 일부 유족들은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천안함 희생자인 고 김태석 원사의 딸 김해나씨도 참석했다. 군장학생에 선발된 김씨는 부친의 뒤를 이어 해군에서 장교로 복무할 예정이다.

반면 진수식에 참석할 예정이었던 최원일 전 천안함장을 포함한 생존 장병들은 천안함 침몰 원인으로 잠수함 충돌설을 다룬 유튜브 콘텐츠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문제없다는 결정을 내린 것에 반발해 불참을 선언했다. 최 전 함장은 진수식 대신 경기 평택시 해군 제2함대 안보공원에 전시된 옛 천안함을 찾았다. 최 전 함장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보고 싶다 전우들, 내 맘은 여전히 그들과 이 배를 타고 있다”며 그리움을 드러냈다.

이 같은 논란을 의식한 듯 서 장관은 진수식 축사에서 옛 천안함에 대해 “북한의 어뢰공격으로 인한 천안함 피격사건이 발생하기 전까지 다양한 작전과 훈련 현장에서 활약하며 대한민국의 바다를 지켰다”고 말했다. 서 장관이 진수식 축사를 통해 잠수함 충돌설을 일축했다는 해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9일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열린 해군 신형 호위함 7번함인 '천안함' 진수식에서 서욱 국방부 장관이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해군은 지난 3월 함명제정위원회를 통해 대구급 호위함 7번함 이름을 천안함으로 결정했다. 천안함은 5인치 함포와 대함미사일, 전술함대지미사일, 근접방어무기체계를 탑재해 옛 천안함보다 더 강력한 무장을 갖췄다. 특히 천안함 피격사건의 교훈을 반영해 대잠수함 작전 능력을 크게 강화했다. 잠수함을 공격할 수 있는 홍상어 장거리 대잠어뢰와 먼 거리에서도 잠수함 탐지가 가능한 예인선배열음탐기(TASS)를 탑재했다. 해상작전헬기 1대를 운용할 수 있는 능력도 구비했다. 가스터빈과 추진전동기를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추진체계를 엔진으로 채택해 수중으로 퍼져나가는 소음을 줄였다.

첨단 기술을 반영한 덕분에 구축함보다 크기는 작지만, 전투력은 비슷한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천안함은 향후 시운전 평가를 거쳐 2023년 해군에 공식 인도되며, 이후 전력화 과정을 마친 뒤 해군 제2함대의 주력 함정으로서 서해 북방한계선(NLL) 수호 임무에 투입될 예정이다.

박수찬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