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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나·길가메시·이카리스… 신화속 그들 ‘영웅’이 되다

입력 : 2021-11-04 20:09:14 수정 : 2021-11-04 20:09:13
조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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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 영화 ‘이터널스’ 인종·성별 넘어선 캐스팅

7000년 전 지구에 온 신화적 존재
인간 사회 녹아들어 수천년 살아와
불멸의 히어로들 새 역사에 쏠린눈

영화 ‘이터널스’는 마블이 새로 쓰는 신화 속 인물들이 주인공이다. 앤젤리나 졸리가 맡은 ‘테나’는 그리스신화 속 전쟁의 여신 아테나와 동일시되고, 마동석이 연기한 ‘길가메시’는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영웅이다. 이터널 가운데 가장 강력한 ‘이카리스’(리처드 매든)는 역시 그리스신화 속 이카루스와 닮아 있다. 그렇지만 이야기는 신을 중심으로 흘러가지 않는다. 오히려 인간을 닮아가는 신의 모습을 통해 ‘인간다움’을 전하려 한다.

마블의 세계관에 따르면 이들은 7000년 전 지구에 온 이후 인간사회에 섞여 살며 다양한 역할을 수행했다. 그런 가운데 인간들 사이에서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리며 영웅시됐다. 예를 들면 인간사회에 가장 녹아들었던 길가메시는 삼손, 헤라클레스, 베오울프 등으로 불리며 수천년을 살아온 것이다.

‘이터널스’는 마블 시네마 유니버스(MCU)의 새로운 장을 이끌어갈 캐릭터를 선보이는 첫 작품이라는 측면에서 이들의 존재감을 관객들에게 각인시킬 필요가 있었다. 클로이 자오 감독이 이터널들이 느끼는 감정의 변화와 사랑, 깨달음, 성장, 고뇌 등을 중요하게 다룬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너무 많은 캐릭터들이 한꺼번에 등장한 데다 주요 캐릭터에 무게가 제대로 실리지 않았다. 그래서 2시간40분이라는 긴 런닝타임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이 머릿속에서 인물과 관계도를 정리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하지만 많은 캐릭터를 등장시키면서 이 영화가 얻어간 특별한 의미 가운데 하나는 인종, 장애, 성별 등을 넘어선 캐스팅으로 다양성을 선보였다는 점이다. 이터널 10명의 면면을 살펴보면 흑인, 동양인, 백인 등 인종은 물론 남녀가 고루 섞여 있다. 가장 빠른 이터널인 마카리역을 맡은 로런 리들로프는 미국의 청각장애인 배우로 영화에서도 수화로 소통한다. 파스토스(브라이언 타이리 헨리)는 동성 커플로 등장, 아들과 함께 가족을 꾸리기도 한다.

영화 ‘노매드랜드’로 93회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및 감독상을 수상한 자오 감독은 지난달 29일 ‘이터널스’ 화상간담회에서 두 영화가 비슷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자오 감독은 “‘노매드랜드’와 ‘이터널스’는 가까이 들여다보면 비슷한 점이 많다. ‘노매드랜드’는 한 명의 여정을 담고 있지만 카메라가 그녀를 둘러싼 환경이나 사람을 담고, 주변 사람들과 어떤 관계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터널스’도 거대한 우주적인 스토리를 담고 있고 인간에 대한 큰 물음을 던지고 있다. 이 물음을 크게 가지고 간다기보다 맞지 않는 특이한 가족의 모습에 카메라를 들이대면서 물음을 던지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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