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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세 공항서포터즈, 63세 은행안내원… “일의 가치 느껴”

입력 : 2021-10-25 18:37:34 수정 : 2021-10-25 18:3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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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변화하는 정부 노인일자리

저임금·단순노동 일색서 벗어나
연금가이드·문화재알리미·강사…
경력·전문지식 활용 직종 증가세
2022년 시니어인턴·취업알선 확대
시니어연금가이드가 한 국민연금공단 지사에서 고객을 응대하고 있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제공
#1. 67세 여성 박모씨는 공항서포터즈로 일하며 “우물 안 개구리가 세상 밖으로 비상할 수 있었다”고 했다. 초기 쏟아지는 질문에 제대로 답을 하지 못해 쩔쩔매던 중 스스로 답을 찾았다. 공항 배치도를 항공사와 식당, 편의시설 등으로 재편집하고, 버스 노선표도 자신만의 표로 정리했다. 키오스크, 민원무인발급기, 바이오등록기계도 문제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익혔다. 영어, 일어, 중국어 공부도 시작했다. 박씨는 “나의 친절과 도움이 누군가에게 안심과 행복이 되었다는 생각에 일의 가치와 보람을 깨닫는다”고 말했다.

#2. 63세 남성 박모씨는 지역의 한 금융기관 지점에서 어르신들의 든든한 지원군이다. 대기업과 사회복지시설 등에서 일하다 퇴직 후 금융업무지원단에 선발돼 자동입출금기(ATM)와 공과금기기 사용, 전표작성 등을 지원하고 있다. 박씨는 “넘어질 뻔한 어르신을 보호하고, 코로나19 시국에 은행 출입문과 창구, ATM 등도 소독하는 등 할 일이 많다”면서 “다양한 에피소드를 겪으며 삶은 날마다 새로운 시작과 역할의 연속이라는 걸 느낀다”고 지금 하는 일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노인일자리에 대해 저임금·단순노동이란 부정적 인식이 적지 않은 가운데 최근 들어 고령층의 경력을 활용하고, 전문적 지식을 바탕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자리가 늘고 있다.

25일 보건복지부와 한국노인인력개발원에 따르면 공공행정업무 지원, 고령층 등 취약계층 교육 지원 등 다양한 영역에서 고령층이 활약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 지사에서는 시니어 연금가이드를 만날 수 있다. 기초연금과 국민연금 급여 등 신청과 안내, 상담, 사무지원 업무를 담당한다. 근로복지공단 지사와 산재지정 의료기관에서는 시니어 산재가이드가 산재 신청 안내와 고객 상담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기관에서는 상담사로서 상담과 등록업무를 지원한다.

서울, 충남 등에서는 고령층이 강사가 돼 고령층 대상 정보격차 해소를 위한 스마트폰, 키오스크 등 디지털 기기 교육, 치매예방 등을 위한 인지지원 교육 등을 하고 있다. 드론으로 지역문화재를 촬영하고 이를 QR코드로 제작해 문화재에 안내판을 부착하는 ‘시니어 문화재 알리미’와 학대피해 아동을 대상으로 한 상담치료 프로그램 운영과 일상생활을 지원하는 ‘학대피해 아동지킴이’ 활동 등에도 노인 인력이 활용되고 있다.

정부는 앞으로 노인일자리 다변화를 추진키로 하고, 내년에 노인일자리 대상을 84만5000명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노인 경력을 활용한 사회서비스형은 올해와 같은 6만5000명을 고용하고, 민간형인 시장형과 취업알선형, 시니어인턴십은 올해보다 각각 3000명, 7000명, 7000명 확대한다. 특히 내년에는 사회서비스형 선도모델 시범사업을 신규로 추진해 일자리 5000개를 창출할 계획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기존 사업틀에서 벗어나 활동시간이나 사업기간은 자율로 하고,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 등 외부자원을 활용해 활동 영역을 넓히려 한다”고 말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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