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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아세안 협력의 새지평 열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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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10-25 22:52:14 수정 : 2021-10-25 22:5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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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정부의 마지막 한·아세안 정상회의가 오늘 개최된다. 올해는 의장국인 브루나이에서 정상들이 직접 만나기를 기대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때문에 지난해에 이어 화상으로 개최된다.

4년 전 정부의 신남방정책이 공표된 이후 한·아세안 관계는 비약적으로 발전해 왔다.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 상황에서도 지난해 한·아세안 교역액은 약 1440억달러로 2019년과 비슷했다. 이처럼 우리에게 아세안은 중국에 이어 2위의 교역 상대이고, 해외투자에서도 미국에 이은 제2의 대상 지역이다. 최근엔 인프라 건설 분야에서도 우리의 최대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태국 푸껫, 인도네시아 발리 등의 개방과 함께 싱가포르와도 트래블버블이 시행돼 동남아 지역과의 인적교류도 다시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임성남 주아세안 한국 대사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한·아세안 협력 증진에 관한 공동성명을 채택, 신남방정책의 3대 축인 사람·번영·평화 분야에서 한국과 아세안이 함께 이루어낸 협력의 성과를 평가하고, 한·아세안 관계의 지속 증진 필요성을 강조할 것이다. 5년마다 개최된 한·아세안 특별 정상회의가 아닌 연례 정상회의에서 우리의 아세안 정책에 관해 별도로 공동성명이 채택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필자는 2019년 5월 주아세안대사로 부임한 이후 한·아세안 협력 강화를 위한 우리의 진정성에 대한 아세안의 인식이 한층 분명해지고 있음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신남방정책 발표 이후 2년 만에 우리 대통령이 아세안 10개국을 모두 방문하고, 특히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우리의 적극적 지원 등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각종 여론조사 등을 보면 일본, 중국 등에 대한 인식이 우리보다 앞서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과의 관계를 이야기할 때 신남방정책의 영문 약자인 ‘NSP’를 쉽게 언급하는 아세안의 외교관과 지식인을 이제는 많이 접할 수 있다. 이처럼 강화된 한·아세안 관계가 앞으로 한 단계 더 발전하기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 본다.

첫째, 한·아세안 관계를 중시하는 우리 외교정책을 계속 유지해 나가야 한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옛말이 있다. 바꾸어 말하면 최소한 10년은 일관되게 정책에 공을 들여야 강산을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보다 체계적이고 통합된 중장기 협력 로드맵을 마련해 나갈 필요가 있다. 특히 각 아세안 회원국의 지리적 여건과 발전 단계가 상이한 만큼, 각국의 특성을 염두에 둔 맞춤형 지원 전략을 마련해 나가야 할 것이다. 또 아세안의 통합 노력이라는 지역적 맥락을 고려하면서, 유·무상 사업 연계와 우리 기업의 진출까지 염두에 둔 유관기관 간 협업적 접근도 절실하다.

마지막으로, 아세안 각국 수도에 집중된 한·아세안 협력 관계를 지방으로 분산하는 것도 중요하다. 아세안 10개국 중에 우리 총영사관이 소재한 곳은 베트남의 호찌민, 다낭뿐이다. 인도네시아 제2의 도시인 수라바야에는 한국을 제외하고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호주 등이 총영사관을 설치하고 있다. 한·아세안 전략적 동반자관계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상호 협력의 경험과 성과가 지방에 거주하는 일반 국민들에게까지 구석구석 스며들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우리의 외교 지평이 한반도 주변을 넘어서고, 대한민국이 진정한 글로벌 중견국가로 거듭날 날을 기대한다.


임성남 주아세안 한국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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