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외상후 스트레스 시달려
기간제인 가해자, 징계대상 예외
교육청 “수사만으로 계약해지 못해”
경기 김포의 한 중학교에서 교사 간 성추행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사건이 발생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학교 측이 피의자 분리조치 등을 하지 않으면서 피해자는 출근도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 부천 원미경찰서는 김포의 한 중학교에서 근무 중인 남성 기간제 교사 A(31)씨를 강제추행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A씨는 지난달 17일 동료 교사들과 술자리를 가진 뒤 여성 교사 B씨를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사건 당일 범행 장소에서 도망쳐 나온 B씨의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지난해 교육부가 위탁해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이 제작한 ‘학교 내 성희롱·성폭력 사안 처리 대응 매뉴얼’에 따르면 성폭력 피해가 발생했거나 의심될 경우 피·가해자를 분리하고, 가해자가 교직원이면 수업에서 배제하도록 돼 있다.
경찰은 수사 개시 직후 학교 측에 통보 공문을 보냈지만, 학교 측은 수업 배제 등의 조치를 하지 않아 A씨는 입건 후에도 담임교사 업무와 수업을 계속 해왔다. 지난 14일부터 이날까지는 학교에 병가를 제출한 상태다.
B씨는 A씨와 마주치는 것이 두려워 개인 연가와 병가를 사용하며 한 달째 출근을 못하고 있다. B씨는 “학교 측에 A씨와의 분리 등 피해자 보호조치를 요구했지만, 학교가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사건 후 신경정신과 진료를 받고 있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진단까지 받았다”고 호소했다.
김포성폭력상담소 관계자는 “학교의 분리·보호조치 미흡으로 피해자가 개인 연차를 사용하는 상황”이라며 “학교 측의 적극적인 문제 해결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학교와 교육청은 A씨가 기간제 교사 신분이어서 즉각적인 조치가 어려웠다는 입장이다. 교육공무원법에 따르면 기간제 교사는 징계위원회 심의나 직위해제 대상이 아니다. 경찰 수사를 받더라도 학교는 계약 해지를 할 수 있을 뿐 징계나 직위해제를 할 수는 없다.
경기교육청 관계자는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혐의만 가지고 계약 해지를 할 수는 없는데 기간제 교사이다 보니 징계 등도 어렵다. 피해자가 분리조치를 원한다고 해도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학교 관계자는 “사건 직후 피해자와 A씨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하는 분리방식을 제시했고, 성고충심의위원회를 열기 위해 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피해자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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