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받은 44% 신용대출도… ‘이중채무’ 최대 [뉴스 투데이]

주담대+전세대출도 8.8% 달해
DSR 넘는 사람도 10명 중 3명
금리 상승기 대책 마련 시급

금융당국·5대 시중銀 점검 회의
전세대출 이어 잔금대출도 숨통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대출 총량 규제로 인한 실수요자 피해를 막기 위해 전세자금대출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가운데 19일 서울 여의도 한 은행 영업장에 전세자금 대출 안내문이 붙어 있다. 남정탁 기자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사람 100명 중 44명은 신용대출을 동시에 가진 ‘이중채무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의원(국민의힘)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아 19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신규 주택담보대출자 가운데 신용대출 ‘동시 차입’ 상태인 대출자 비중은 41.6%로 집계됐다.

새로 주담대를 받은 사람 중 신용대출을 이미 보유하고 있거나 함께 받은 사람이 100명 중 42명에 이른다는 의미다. 한은에 따르면 이 비율은 2012년 2분기 해당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다.

신용대출 동시 차입자의 신규 주담대 금액은 전체 신규 주담대의 47.3%를 차지했다. 누적 기준으로는 1분기 말 현재 주담대가 있는 전체 차주의 43.9%(대출액 기준 49.4%)가 신용대출을 함께 보유하고 있다. 누적 비중도 역대 최대다.

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을 모두 쓰고 있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1분기 신규 주담대 차주의 8.8%(대출액 기준 5.3%)가 이미 전세자금대출이 있거나 전세대출을 같이 받았다. 1분기 말 누적 통계로 보면 전체 주담대 차주의 2.5%(대출액 기준 2.5%)가 전세대출까지 보유한 이중채무자로 나타났다. 주택담보·전세자금 이중채무자 비율도 통계 작성(2017년 4월) 이후 가장 높다.

1분기 현재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40%를 넘는 차주의 비중 29.1%, 대출금액 기준으로는 62.7%로 집계됐다. 금융당국은 지난 7월부터 개인 차주별 ‘DSR 40%’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한편 가계대출 증가세를 누르기 위해 금융권이 대출 조이기를 강화하는 가운데 아파트 전세자금대출에 이어 잔금대출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4∼15일 금융당국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여신 담당 임원진 및 실무자들과 가진 ‘실수요 대출 관련 점검회의’에서는 전세자금대출 대책과 함께 잔금대출 대책도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이 전세대출은 총량규제 대상에서 제외하면서 은행들이 약 8조원에 해당하는 대출 여력이 추가로 생겼는데 이를 잔금대출에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의 대출 총량규제로 최근 일부 은행은 집단대출 취급을 중단하기에 이르렀고 수요자들이 입주를 못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한 바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이런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4분기 입주가 예정된 110여개 사업장의 잔금대출 취급 현황과 은행별 대출 여력을 공유하면서 상대적으로 가계대출 여력이 있는 은행 대출로 연결해 주는 방식이 논의됐다.

가령 특정 입주 단지에서 집단대출 협약은행을 구하지 못했거나 협약은행이 가계대출 총량 한도가 다 차 대출이 어려워지면 전체 은행의 대출 현황을 공유해 상대적으로 여력이 되는 은행이 대출을 지원케 하는 식이다.

은행들은 이르면 20일 집단대출 태스크포스(TF) 킥오프회의를 열고, 전체 입주 단지에 대한 본격적인 잔금대출 현황 파악에 나설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집단대출 TF에 은행권 외에도 상호금융 등 집단대출 취급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2금융권도 포함시켜 대출 여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시중은행 관계자는 “회의에서 아이디어 차원에서 나온 얘기이고, 아직 확정된 사안은 아니다”며 “이달 중 발표될 가계부채 추가 대책을 통해 구체적인 내용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희원, 조희연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