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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키오스크는 유리벽… 음성지원 탑재해야”

입력 : 2021-10-14 18:58:46 수정 : 2021-10-14 23: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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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시각장애 권리 신장 ‘흰지팡이의 날’

시각장애인들, 인권위 진정 제기
“문제제기 잇따랐지만 개선 없어”
5개 기업 상대 손해배상도 청구

“저희에게 키오스크(무인정보단말기)는 ‘유리벽’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시각장애인인 남정한 실로암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은 14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키오스크 앞에서 아무리 두들기고 애원해도 반응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같은 시각장애인인 대학생 친구들은 캠퍼스 내 학생식당을 이용하지 못한다고 한다”며 “키오스크로 식권을 받도록 바뀌면서 시각장애인 당사자 입장에서는 혼자 식사할 방법이 아예 사라진 것”이라고 말했다.

 

공공기관부터 식당·카페 등 민간시설까지 키오스크가 보편화하는 가운데 시각장애인 200명이 “키오스크에 따른 장애인 차별과 배제가 확산하고 있다”며 시각장애인 권리 보장을 위해 지정된 ‘흰지팡이의 날’(10월15일)을 하루 앞둔 이날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들은 맥도날드·롯데리아·KFC·베스킨라빈스·이마트24 5개 기업을 상대로 손해배상도 청구했다.

 

참여연대 오정미 공익법센터 운영위원(변호사)은 “그간 키오스크 이용이 증가하면서 장애인 편의 제공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잇따랐지만 현실적으로 개선된 게 없다”며 “이번에 인권위와 법원에 판단을 구하고 적극적인 구제에 나설 수 있도록 진정과 소송에 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시각장애인단체 측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지원 기능을 키오스크에 필수적으로 탑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실로암장애인자립생활센터가 지난 4∼6월 서울 시내 공공기관 내 키오스크 122대를 조사한 결과, 절반 넘는 63대(51.6%)가 화면 내용을 음성정보로 제공하지 않았다.

 

공공 키오스크 중 80% 이상 수준인 105대가 저시력 시각장애인을 위한 글씨 확대 기능을 지원하는데 민간 키오스크는 조사 대상인 108대 중 지원 기기가 3대(2.8%)에 그쳤다. 직원호출 버튼이 없는 경우도 97대(89.8%)나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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