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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 지원 정책금융으로 ‘이자장사’

입력 : 2021-10-14 19:08:40 수정 : 2021-10-14 19: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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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개은행, 한은서 0.75%로 조달
기업에는 최고 3.88%로 대출
한은, 금리 0.25%로 내렸는데도
2021년 2.83%로 대출 수익 챙겨

한국은행이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제공하는 금융중개지원대출 제도가 일부 은행들의 ‘이자 장사’에 이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용혜인 의원(기본소득당)이 한은 자료와 경제통계시스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한은은 지방 중소기업 지원 정책금융의 일환으로 매년 5조9000억원을 연리 0.75%로 제공해 왔다. 하지만 한은에서 자금을 수신한 중개은행들이 지방 중소기업에 대출할 때 적용한 평균금리는 2017년 3.63%, 2018년 3.88%, 2019년 3.51%였다.

한은은 2020년부터 코로나 경제위기로 인한 중소기업 경영난을 완화하기 위해 금리를 0.25%로 크게 낮춘 바 있는데, 중개 은행의 대출금리는 여전히 2.85%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올해는 2.83%로 집계됐다.

이에 중소기업을 지원한다는 명목하에 자금을 낮은 금리로 조달 받아놓고 정작 대출에는 높은 금리를 적용한 것은 제도의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또 중개 은행이 대출금리를 높게 책정하며 일반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대출금리와도 별반 차이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중개은행의 대출금리 3.63%는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대출금리(3.71%)와 0.08%포인트 차이나는 데 그쳤다. 2018년은 동일하게 3.88%를 기록했고, 2019년에는 중개은행이 3.51%, 시중은행이 3.67%로 0.15%포인트 낮을 뿐이었다. 2020년에는 중개은행이 대출금리를 2.85%로 하향했지만 여전히 시중은행의 대출금리(2.97%)보다 0.12%포인트 밖에 낮지 않았다.

이에 따라 중개 은행이 한은의 정책 금융을 통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한다고 가정했을 때와 비교한 금리 차익은 2017년 0.91%포인트, 2018년 1.27%포인트, 2019년 1.1%포인트, 2020년0.91%포인트에 달했다. 최소한 정책금융으로 누리는 편익만큼은 지방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금리에 반영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현재 금융중개지원제도에 따른 중개은행의 대출금리는 은행이 자율적으로 결정하고 있다. 한은은 실사를 통해 중개은행의 대출금리가 너무 높다고 판단될 경우 한도액을 축소하는 등 조치를 취할 수 있다. 다만 은행의 자율에 맡긴다는 원칙이 우선이어서 실질적인 조처를 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용 의원은 “정책금융의 취지를 반영해 이 프로그램에 따른 중개은행의 대출금리는 현행보다 1%포인트 정도 낮아져야 한다”면서 “중개 은행이 싸게 조달한 자금으로 이자 장사를 하지 않도록 제도와 감독을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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