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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게바라 흉내내기?… 北, ‘김정은 얼굴 티셔츠’ 처음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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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10-13 14:34:10 수정 : 2021-10-13 14:3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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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북한의 ‘최고 존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얼굴을 그린 티셔츠가 공식행사 석상에 처음으로 등장했다. 최고지도자의 얼굴을 절대적으로 신성시하는 북한에서 김 위원장의 얼굴이 의류에 그려진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13일 조선중앙TV에 따르면 지난 12일 국방발전전람회 영상에서 이 행사 개막식에 애국가 연주를 지휘한 지휘자가 입은 흰색 티셔츠에는 김 위원장 얼굴이 흑백으로 프린팅 돼 있었다.

 

북한 최고지도자의 얼굴이 그려진 의류가 공식행사에 등장한 것은 처음이다.

 

북한에서 최고지도자는 신성불가침의 존재여서 그동안 그 얼굴을 사람들이 입고 다니는 의류에 그려 넣는다는 건 최고지도자의 권위를 훼손하는 것으로 간주됐다.

 

외국에서는 김 위원장의 얼굴을 프린팅한 티셔츠를 판매하는 경우가 있지만, 북한 내에서 이런 의류는 그동안 등장하지 않았다.

 

북한은 최고지도자 얼굴이 담긴 신문이나 사진, 교과서, 책 등을 모두 ‘1호 출판물’로 분류해 어떤 상황에서도 가장 먼저 챙기고 보호해야 한다. 이를 훼손하면 처벌 받는다.

 

북한에선 최고지도자의 얼굴이 담긴 출판물 등을 개인의 목숨보다 우위에 두면서, 지난 2003년에는 9살 소녀가 불이난 집에 뛰어들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초상화를 구하려다 숨진 사례도 있었다. 당시 북한 매체는 이를 미담으로 크게 홍보한 바 있다.

 

이랬던 북한이 김 위원장의 얼굴을 프린팅 한 의류를 내놓은 것은 전례 없는 일로, 김 위원장이 일부 서구식 방식을 따라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1일 열린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에서 음악 연주를 지휘하는 북한 지휘자의 티셔츠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얼굴이 그려져 있다. 북한에서 최고지도자 얼굴이 의류에 그려진 것은 극히 이례적인 상황이다. 조선중앙TV 화면

북한은 지난해 인공기와 한반도기를 그린 티셔츠를 생산하고, 주민들이 이를 입고 다니는 사진을 홍보하기도 했다. 국기를 의류에 그려 넣는 것은 오늘날 서방을 포함한 대다수의 나라에 있는 일이지만, 북한에선 이례적인 일이었다.

 

더 나아가 최고지도자 얼굴을 그린 티셔츠까지 등장하는 건, 신성시되는 지도자의 친근감과 친밀감을 강조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사회주의 계열 국가에서 최고지도자의 얼굴이 그려진 티셔츠 등 상품이 종종 등장하는 편이다.

 

쿠바 혁명의 아이콘인 에르네스토 체 게바라도 티셔츠 등 물품에 흔히 프린팅 돼 유통된다. 또한 베트남에서도 국부 호찌민의 얼굴이 그려진 기념품이 판매된다.

 

다만 의류는 오염과 세탁과정에서 북한 시각에서는 최고지도자의 얼굴이 일정 수준의 ‘훼손’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이같은 티셔츠가 유행으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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