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개 완성차 브랜드 320개 차종 납품
年 1억200만개 타이어 생산능력 보유
2020년 매출 6조4530억… 세계 6위 도약
지속 투자로 뛰어난 품질·경쟁력 유지
해외 고성능 차량에 납품하며 인정 받아
전기차 시장서도 고속질주, 성장 장밋빛
스포츠마케팅도 공략… 브랜드가치 제고

포르쉐,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폴크스바겐, 테슬라 등 독일 유수의 명차부터 최첨단 전기차에 이르기까지 이 차들에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주요 라인업에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제품을 신차 타이어(OE)로 장착한다는 점이다. 1941년 ‘조선다이야공업’에서 출발한 한국타이어는 80여년 만에 국내 1위를 넘어 글로벌 6위 타이어 회사로 성장했다. 이들의 성장 배경에는 끊임없는 기술 개발과 미래를 준비하는 통찰력이 자리한다.
◆작은 공업사에서… 세계 6위 타이어 기업으로 우뚝
12일 한국타이어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매출 6조4530억원으로 규모 면에서 세계 6위 타이어 기업이다. 현재 180개국에 타이어를 판매하며 임직원만 2만명이 넘는다. 한국(2개), 중국(3개), 헝가리(1개), 인도네시아(1개), 미국(1개) 등 세계 각지에 생산시설도 갖추고 있다. 80년 전 한국의 작은 타이어 공업사로 출발한 기업이 기술 경쟁이 치열한 자동차 업계에서 살아남은 비결은 무엇일까. 회사는 “지속적인 투자로 이뤄낸 성과”라고 자평한다. 이들은 뛰어난 품질 경쟁력으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위기 속에서도 지난해 명품 타이어 피렐리를 앞지르며 세계 6위로 도약했다. 특히 최근 급성장하는 전기차 시장에서 전용 타이어로 두각을 나타내며 향후 고속질주가 예상된다.
한국타이어는 연간 1억200만개가 넘는 타이어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전 세계 180여개국에 판매하는 넓은 판매망의 기반은 안정적이고 균등화된 고품질 타이어의 생산능력에 있다. 본사가 위치한 한국 대전공장과 세계 최대 규모인 금산공장은 UHP 타이어의 글로벌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생산시설이다. 또 중국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자싱·장쑤 공장과 충칭 공장도 있다. 유럽 시장의 전진기지로는 2007년 6월부터 가동에 돌입한 헝가리 공장이 있으며, 세계 시장을 겨냥한 인도네시아 공장도 2013년 자카르타인근 베카시에 준공했다. 이곳에서는 북미와 중동은 물론 중앙아시아, 남미, 아프리카 등 세계 각국으로 타이어를 수출한다. 또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을 공략하기 위해 설립한 미국 테네시 공장은 북미 시장의 전진기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최첨단 설비를 갖춘 연구소를 미국, 독일, 일본 등 세계 5곳에 갖추고 있다. 고무로 만들어지는 타이어의 특성상 지역별 기후와 도로 특성에 맞는 국가별 맞춤형 타이어의 개발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세계적인 타이어 잡지의 테스트와 모터스포츠 대회에서 인정받는 초고성능 타이어(UHPT) 등 프리미엄 상품과 친환경·차세대 타이어를 개발해 국내외 시장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2016년에는 ‘한국테크노돔’을 새롭게 선보이며 미래 타이어 기술 개발과 중장기 연구개발 역량을 한층 강화했다. 2017년에는 겨울용 타이어 전용 성능시험 ‘테크노 트랙’을 핀란드 이발로에서 준공했다. 이곳은 겨울용 타이어를 시험하는 데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다.

◆국산차 성장과 함께… 해외 유수 시장에서 인정
한국타이어는 1941년 설립 이후 1955년 국산차 ‘시발호’를 처음으로 본격적인 신차 타이어 시장에 진출했다. 이후 30년간 국산차에 주로 납품하며 회사를 키워왔다. 대전공장 성능시험장을 준공하며 본격적인 기술 개발에 나선 한국타이어는 시험장 준공 후 첫 프로젝트로 현대차의 포니 엑셀 모델에 타이어를 납품했다. 이 차들이 해외에서 대박을 내면서 한국타이어도 해외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후 1998년 일본 브랜드 하이제트 OE 공급을 위해 다이하쓰와 공급계약을 맺었다. 2000년대 들어서는 난공불락 같았던 독일의 문도 두드리게 된다. 폴크스바겐의 중국형 제타 모델에 타이어를 납품했고, 2003년에는 포드의 픽업트럭 F-150에 60만개의 타이어를 납품하기도 했다. 이후 포르쉐, 메르세데스-벤트, BMW, 아우디 등 고성능 차량에 납품하며 글로벌 순위권 타이어 기업으로 이름을 굳힌다.

현재 전 세계 46개 완성차 브랜드 320여개 차종에 타이어를 납품하고 있다. 특히 300마력이 넘는 고성능 차량인 포르쉐의 4도어 스포츠 세단 파나메라, 고성능 스포츠 로드스터 718 박스터, 브랜드 첫 전기차 타이칸,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카이엔, 마칸 등에도 신차 타이어를 납품하며 기술력에 대한 논란을 종식시켰다. 이 밖에도 아우디 SUV 최상위 모델인 RS Q8, 고성능 쿠페형 세단 RS7 스포트백, 슈퍼 왜건 RS6 아반트, RS5 쿠페, 대형 SUV Q8과 SQ8 등 다양한 고성능 타이어에 납품했다. 이 밖에도 BMW의 고성능 M라인업의 X3 M, X4 M, 플래그십 세단 뉴 7시리즈, 레이스카 M4 GT4 등에도 타이어를 납품한다. 메르세데스-벤츠의 SUV인 GLC, GLC 쿠페 등 특히 글로벌 명차의 SUV에 타이어를 납품하며 시장 성장에 따른 매출 효과도 톡톡히 누렸다. 국내 한 자동차 전문가는 “과거에는 레이싱 선수들이 수입 타이어만 찾았지만 최근에는 국산 타이어의 품질도 수입품에 비해 절대 밀리지 않는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스포츠 마케팅 공략… 브랜드 가치 한 단계 높여
세계적 타이어 기업으로 올라온 위상에 맞춰 한국타이어는 스포츠 마케팅에도 집중하고 있다. 스페인 명문 축구구단 레알 마드리드와 글로벌 마케팅 파트너십을 맺었다. “세계 최고의 축구클럽이 서로 프리미엄 브랜드 자산을 기반으로 최고를 향한 열정과 혁신적인 도전인 ‘위닝 이노베이션’의 가치를 공유하고 실현하기 위해 파트너십이 성사됐다”고 회사 관계자는 전했다. 오는 2023 시즌까지 레알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경기장에서 펼쳐지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와 스페인 국왕컵인 코파 델 레이의 홈경기에서 한국타이어 브랜드가 선보일 계획이다. 이 밖에도 2012년부터 유럽 클럽 대항전으로 각국 1부 리그의 상위 팀이 출전하는 UEFA 유로파리그도 후원하고 있다. 또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와 2018년 부터 후원계약을 체결해 미국 내 브랜드 위상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앞으로도 글로벌 시장에서 프리미엄 브랜드 가치 확산에 더 집중해 혁신적인 브랜드 인지도를 더욱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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