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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만배 등 ‘키맨’들의 엇갈린 진술… 檢, 비리 몸통 밝혀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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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10-11 22:55:13 수정 : 2021-10-11 22:5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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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불법자금·재판거래 부인
특혜·로비 정황 속속 드러나
녹취록 의혹 전모 파헤쳐야
경기 성남시 대장동 특혜 의혹의 핵심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피의자 신문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1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뉴스1

검찰이 어제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의혹의 핵심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를 처음 소환 조사했다. 김씨는 화천대유 자회사 천화동인 1호의 실소유자가 자신이라며 “불법적인 자금이 거래된 적이 없다”고 했다. 호화법률 고문단과 관련해서는 “방어권 차원”이라며 “재판 거래 관련 얘기는 얼토당토않다”고 부인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거짓말이다. 화천대유 측이 3억5000만원 출자로 1조원에 육박하는 개발이익을 챙겼는데 성남시와 정계·법조계 인사의 비호 없이 가당키나 한 일인가.

그 증거는 차고 넘친다. 검찰 조사 결과 김씨는 700억원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주기로 약속했고 올해 초 5억원을 건넸다.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녹취록에서 김씨는 “천화동인 1호의 배당금 중 절반은 ‘그분’것”이라고 했다. 공범인 천화동인 4호 사주 남욱 변호사도 지난해 35억원을 유 전 본부장의 실소유 회사 유원홀딩스에 송금했다고 한다. 김씨와 정 회계사, 남 변호사 등은 350억원의 로비자금 분담을 놓고 갈등을 빚었다. 김씨가 화천대유에서 빌린 473억원의 용처도 오리무중이다.

이재명 경기지사 측근 인물을 둘러싼 의혹도 가실 줄 모른다. 배임·뇌물혐의로 구속된 유 전 본부장에 이어 화천대유 부회장으로 재직 중인 최윤길 전 성남시의회 전 의장도 이 지사 측근으로 의심받고 있다. 최 전 의장은 2014년 성남시장 선거 때 이재명 후보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고 성남시 체육회 상임부회장도 지냈다.

이처럼 의혹이 전방위로 퍼지는데도 검찰과 경찰은 수사 의지도, 능력도 없다는 인상을 떨칠 수 없다. 전담수사팀이 구성된 지 12일이나 지나서야 김씨를 소환하고 김씨와 성남시에 대해 압수수색도 하지 않고 있다. 인허가 당사자인 성남시가 비리의 핵심고리인 성남도시개발공사와 함께 부당이득 환수 태스크포스(TF)까지 만드는 희한한 일까지 벌어진다. 검찰이 늑장·뒷북수사로 피의자들이 증거를 조작하거나 인멸할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게 아닌가. 이런 식이면 검경의 수사는 꼬리 자르기에 그칠 게 틀림없다. 성역없는 수사를 다시 촉구한다. 김씨와 정 회계사, 남 변호사 등이 로비자금 분담을 놓고 갈등을 빚은 만큼 정관계 누구를 상대로 어떻게 로비를 벌였는지 한 점 의혹 없이 밝혀내야 한다. 녹취록에서 제기된 의혹의 전모를 낱낱이 파헤쳐 대장동 비리의 윗선과 몸통을 규명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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