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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한국 TPP 가입 찬성 대가로 '후쿠시마産 금수' 해제 요구 가능성 [세계는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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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10-09 12:00:00 수정 : 2021-10-09 16: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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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양안 잇따라 신청… 셈법 복잡

TPP가 모태… 11개 회원국 GDP 세계 13%
발효 주도했던 美, 2017년 탈퇴… 복귀 관심
바이든 정부 “국내 투자 우선”… 신중한 입장
양안 동시 가입 추진, 외교공간 확대 전략
中, 인도태평양서 美 포위망 뚫기 목적도

홍콩·인권문제로 對中 경계심 고조 상황
대만, 국제사회 복귀 흐름 만들 호기 판단
11개 회원국 모두가 찬성해야 가입 가능
싱가포르·베트남 등은 中에 우호적 반응
日, 中 가입에는 회의적… 대만 가입은 지지

중국과 대만이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위한 외교전에 돌입하면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긴장이 고조하고 있다. 지난달 16일 중국 정부에 이어 22일 대만 당국의 가입 신청 후 중국 군용기의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 진입이 빈번해지는 등 양안(兩岸) 외교전의 군사전 비화도 우려된다.

2016년 2월 미·일 주도로 12개국이 참여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서명됐으나 2017년 1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미국이 탈퇴했다. 이에 일본 등 나머지 11개국이 교섭을 벌여 2018년 12월 TPP의 일부 규정 발효를 정지한 신협정인 CPTPP가 발효됐다.

2019년 기준 11개 회원국의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11조3000억달러로 세계 12.9%, 인구는 5억1000만명으로 세계 6.7%를 차지한다.

지난 1월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미국의 복귀 가능성에 CPTPP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다시 높아졌다. 정치·경제 초강대국인 미국이 참여할 경우 세계적 규모의 자유무역권이 된다. 특히 미국의 복귀는 환태평양 지역에서 부상하는 중국을 견제하는 상징이 될 수 있다.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한 영국도 지난 2월 가입을 신청해 최근 본격적인 교섭에 들어갔다.

CPTPP의 주가를 높였던 바이든 행정부는 정작 신중한 입장이다. “세계에서 통용되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내 투자가 최우선”(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이라며 복귀에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중국과 대만의 가입 추진은 자유무역을 넘어 외교적 공간을 확대하려는 전략 차원이다.

중국은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아세안(10개국) 총 15개국이 참여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이어 CPTPP라는 국제적 통상 메커니즘에 적극 참여함으로써 정치·경제·산업적으로 유리한 국제적 구조를 만들려는 의도가 있다. 특히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확대되는 미국 주도의 포위망을 뚫고 활로를 찾아야 하는 착잡한 상황이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정권의 국정 전략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가 견제받고 있다. 미국·호주·인도·일본의 안보협력 논의 메커니즘 쿼드(Quad)에 이어 미국·영국·호주의 새 안보동맹인 오커스(AUKUS)가 출범했다.

대만은 남중국해·홍콩·국내 인권 문제로 중국에 대한 국제적으로 경계심이 고조되고 있는 국면을 활용해 1971년 유엔 탈퇴 이래 국제사회 일원으로 복귀하는 하나의 흐름을 만들 절호의 기회로 인식하고 있다. 2016년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 집권 이래 염원이다. 대만은 반도체 분야 등을 중심으로 세계적인 공급망이 강조되는 경제안보 시대를 맞아 존재감을 부각하고 있다.

CPTPP는 신규 가입을 위해 회원 11개국 전체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고수하는 중국이 먼저 들어가면 대만 참여는 봉쇄될 수 있다. 하나의 중국 원칙을 우회할 수 있는 요소가 있다는 점은 대만에는 호재다. CPTPP는 주권국가 단위가 아니라 관세 지역 단위로 가입한다. 대만도 이번에 중화민국이라는 국호가 아닌 대만·펑후·진먼·마쭈(臺灣澎湖金門馬祖)개별관세영역(Separate Customs Territory of Taiwan, Penghu, Kinmen and Matsu)이라는 이름으로 가입 신청을 했다. 이는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시 명칭이다.

회원국 반응은 엇갈린다. 중국 경제와 화교 영향력이 큰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베트남은 중국 가입 신청에 환영 의사를 표명했다. 중국은 동남아, 남미 회원국 대부분과 강력한 무역관계를 맺고 있어 유리하다. 반면 호주는 중국 가입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일본은 중국에 대해선 회의적 반응을 보이면서 대만은 환영하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는 지난달 24일 자민당 총재 후보 토론회에서 대만 지원 의사를 밝혔고, 지난 4일 총리 취임 기자회견에서는 “TPP의 높은 레벨을 중국이 클리어(충족)할 수 있을지 어떨지 상당히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일본 측은 중국 가입의 걸림돌로 △국영기업 우대정책 △국경을 뛰어넘는 개인·기업의 자유로운 데이터 유통 부정 △위구르족 강제노동 의혹 등을 지적하고 있다.

중국은 향후 우호적 회원국을 각개격파해 일본 등 다른 나라가 도저히 반대할 수 없는 대세를 만드는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있다. 일본으로서도 최대 수출입 파트너이자 세계 제2의 경제대국인 중국의 관세 철폐가 가속화하면 일본 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이 고민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결국 미·중 대립의 하위 대결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양안의 가입전은 G2의 전략 경쟁이 정리될 때까지 장기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7일 일본 수도권에 강한 지진이 발생한 가운데 일본 총리관저에서 취재진을 만나 지진과 관련한 대응 등을 설명하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 도쿄=교도연합뉴스

◆ 日, 한국 가입 지지 대가로 실리 챙기려 할 듯

 

우리 정부는 신중한 자세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이 CPTTP에 가입할 경우 일본이라는 난관을 뚫어야 한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지난 1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환태평양경제연대협정(TPP)과 관련해 “(한국도) 적극적으로 참가할 의지가 있으며 관계국과의 협의를 시작했다”며 “법제도 정비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가입 신청 시기 등에 대해서는 “그렇게 시간이 걸리지 않겠지만 언제라고는 말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CPTPP 가입에 대비해 △위생검역 △수산보조금 △디지털 통상 △국영기업 4대 분야의 국내 제도 정비 방안을 마련하기도 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27일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정비 방안을 기초로 우호적인 대외여건 조성 노력을 보다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CPTPP 주요 회원국 및 우호국과의 공조체제를 강화해 나가고, 주요국 입장 분석 등을 토대로 추진 일정, 일정별 액션 플랜 등을 점검할 계획이다.

 

일본은 한국의 CPTPP 가입에 최대 장애가 될 수 있다. CPTPP 가입을 위해서는 현 회원 11개국 모두의 찬성이 필요해 회원국이자 주도국인 일본의 지지가 관건이다.

 

일본 정부는 한국 정부의 후쿠시마(福島)산 등 8개현의 수산물 금수조치 해제를 CPTPP 가입 수락을 위한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우리 정부로서는 국민 반발이 예상되는 굴욕적 카드다.

지난 6월 11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일본 방사능 오염수 방류 저지' 기자회견에서 한국대학생진보연합 등 시민단체원들이 일본 수산물 수입 금지를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 정부는 이미 한국을 압박하기 위해 한국의 CPTPP 가입과 후쿠시마산 등의 수산물 금수조치 해제를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한 바 있다.

 

지난 5월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 당시 한·일이 강제동원·일본군위안부 문제로 대립하는 가운데 2019년 4월 한국의 후쿠시마산 수산물 금수조치와 관련해 세계무역기구(WTO)에서 역전 패소하자 총리관저의 불만이 커졌다. 관저 측은 각 부처에 한국에 대항조치 검토를 지시했다.

 

이에 외무성은 한국이 통화스와프협정 체결이나 CPTPP 가입을 요청해도 거부한다는 안을 제시했다. 결국 채택된 것은 경제산업성이 제시한 화이트국(수출우대조치대상국) 제외였다는 것이 아사히신문의 설명이다. 일본 정부가 향후 CPTPP를 한국을 움직이는 카드로 활용하려고 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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