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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뿐만 아니라 동물도 ‘감염병’ 걸리면 ‘사회적 거리두기’ 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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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10-08 09:16:16 수정 : 2021-10-08 09: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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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완다서 17년간 고릴라 사이에서 유행한 호흡기 질환 확산경로 분석
고릴라엔 감기·독감 등 호흡기 질환 ‘치명적’…급속한 확산 양상 보여
집단 내 확산해도 이웃 집단으로 전파 안 해…‘자체적 확산 제한 시행’
흡혈박쥐도 병에 걸리면 다른 개체와 접속 줄이는 등 ‘자체격리’ 실시
다이앤 포시 국제 고릴라 기금이 관찰하는 볼케이노 국립공원의 마운틴 고릴라 집단으로, 호흡기 질환에 감염되면 다른 집단과의 접촉을 줄이며 거리두기를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합뉴스

 

인간뿐만 아니라 동물들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인간에게는 가볍게 앓고 지나가는 단순한 질환인 감기나 독감이 고릴라나 침팬지 등에게는 목숨을 잃는 치명적인 호흡기 질환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들은 호흡기 질환이 유행할 때 다른 그룹과의 접촉을 줄이는 등의 행동을 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야생의 흡혈박쥐가 병에 걸리면 다른 개체와의 접속을 줄인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다이앤 포시 국제 고릴라 기금’에 따르면 기금 연구진이 지난 17년간 르완다 볼케이노 국립공원의 마운틴고릴라 사이에서 유행한 15차례에 걸친 호흡기 질환의 확산 경로를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 

 

연구팀은 고릴라 보전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호흡기 질환 확산 경로를 분석했다. 

 

그 결과, 고릴라 집단 내 밀접 접촉과 사회적 관계가 호흡기 질환을 급속히 확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 발병 사례에서는 집단 내 46마리 중 45마리가 불과 3일 만에 기침을 시작하는 등 사회관계망만으로는 예측할 수 없는 급속한 확산 양상을 보이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연구팀은 집단 내가 아닌 이웃한 다른 집단으로의 확산은 제한적인 것으로 밝혀냈다.

 

논문 공동 저자인 이본 무시미이마나는 “우리가 조사한 모든 호흡기 질환 유행은 단일 집단 내에 국한돼 있었다”면서 “집단 간 상호작용은 상당히 드물고, 상호작용을 할 때도 거리를 둬 1~2m 이내로 접근하는 것이 드물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다른 집단에 대한 이 같은 무관심은 감염 질환의 확산을 제한함으로써 고릴라 전체 집단을 보호하는데 도움이 된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팀은 고릴라 집단 간 전파가 제한적임에도 집단 내에서 전파되는 병원균은 주로 인간에게서 비롯된다면서 고릴라 연구나 생태관광, 보호 활동 과정에서 인간이 가진 질병에 멸종위기에 처한 고릴라가 노출되는 것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전에 진행된 것이지만 인간-유인원 간 질병 전파를 최소화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드러내 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과학 저널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발표했다.

 

앞서 지난해 10월에는 야생의 흡혈박쥐가 병에 걸리면 집단 내 다른 개체와의 접촉을 줄인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과학 저널 ‘행동생태학’((Behavioral Ecology)에 발표된 오하이오 주립대의 시몬 리퍼거 박사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야생 흡혈박쥐에게 면역 공격물질인 ‘지질다당류’(lipopolysaccharide)를 주사해 병을 유발한 결과, 집단 내에서 어울리는 동료도 줄고 접촉하는 시간도 짧아진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 밖에 일부 사회성 곤충도 별에 걸린 개체가 스스로 격리하거나 집단 내 다른 동료에게 배척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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