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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전두환 축출 목적 역쿠데타 모의 파악...사실상 반대해

입력 : 2021-09-16 15:01:05 수정 : 2021-09-16 15: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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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카터 대통령 기록관, 외교부에 1980년대 관련 문서 전달
“당시 백악관, 5·18민주화운동 진압 실권자로 전두환 지목”
주한미국대사관이 16일 공개한 미국 정부의 5·18 민주화운동 관련 비밀해제 문서. 외교부 제공

 

한국군 내부에서 12·12쿠데타로 정권을 차지한 전두환을 몰아내려는 ‘역쿠데타’ 모의가 있다는 사실을 미국이 파악하고 이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는 미국 측 내부 문서가 공개됐다.

 

16일 외교부는 미국 카터 대통령 기록관으로부터 입수한 ‘한국군 내 반(反)전두환 움직임 관련 첩보 입수’라는 제목의 문서를 전달받았다고 발표했다.

 

1980년 2월 작성된 문서에 따르면 주한 미국대사관은 군 내부에서 이러한 주도권 다툼이 계속된다면 “우리는 한국 군 내부의 어떠한 추가적인 분열도 한국에 재앙이 될 수 있단 점을 양측에 알려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군 내 분열은 12·12사태보다 더 큰 파장을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현 상태를 유지하려고 했다는 점에서 전두환을 몰아내려는 군의 움직임을 사실상 막으려 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미 대사관에 ‘반전두환 움직임에 관한 정보를 알려준 것은 이범준 당시 국방부 방산차관보로 추정된다. 전문에는 ‘General Rhee Bomb June’이라고 명시돼 있다. 이범준 당시 차관보는 이미 사망해 확인할 방법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정부는 이 당시 차관보로 추정되는 인물에게 “12·12 사태 주모자들의 권력 확장과 민간정부 장악에 반대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12·12 사태를 되돌리려는 군 내부의 움직임도 위험하다고 본다는 점을 강하게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전달했다.

 

대사관은 이 당시 차관보에게 최규하 대통령을 만나 미국의 우려를 전해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번 문서에는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5·18민주화 운동 당시 공수부대의 광주 투입을 명령한 실권자로서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을 지목했다는 내용도 담겨있다.

 

이 문서에는 한국 내 상황을 평가하며 “1980년 5월15일쯤 서울에서 학생과 정부 간의 심각한 충돌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전두환은 이미 2~3개 공수여단을 서울로 이동시켰다”고 명시돼 있다.

 

또 “윌리엄 글라이스틴 주한미국대사가 전두환·최광수와 면담 예정인바, 글라이스틴 대사에게 전두환 면담 시 과거 문제보다 학생 문제 해소에 중점을 두고 대화할 것을 조언했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글리이스틴 당시 대사는 1980년 5월9일 전두환을 만나 공수부대 수도권 이동에 대해 강력 항의하고 학생들의 시위를 무력 진압하지 말도록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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