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장동 건’ 흑색선전 규정
이낙연 “정권 재창출은 역사의 책임”
정세균 득표 무효 처리… 이재명 유리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는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논란을 ‘흑색선전’으로 규정한 데 이어 15일 “수사에 100% 동의한다”며 정면돌파에 나섰다. 이날 국회의원 사직안이 가결돼 평당원 신분이 된 이낙연 후보는 대역전극을 향한 전력투구에 돌입했다.
현직 경기지사인 이재명 후보는 이날 경기도의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소속 도의원들이 대장동 개발 관련 수사를 촉구하자 “제가 알기론 이미 수사를 몇 번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의혹을 총 7개 항목으로 나눠 반박한 데 이어, 수사 제안도 받아들이며 전면전을 선포한 것이다.
캠프 핵심 관계자는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라’는 자신감의 발로”라고 했다. 이어 “명백한 허위고 후보가 직접 기자회견까지 한 만큼 캠프 내에선 논란이 일단락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현직 국회의원 50여명으로 구성된 이재명 캠프 의원단은 대장동 논란 대응 대신 오는 17일 광주에 총집결해 이번 경선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25∼26일 호남 지역순회 경선을 겨냥한 표심잡기에 돌입한다.
이날 국회 본회의에선 이낙연 후보의 사직안이 가 151표, 부 42표, 기권 16표로 가결됐다. 이낙연 후보는 투표 전 신상발언에서 “정권 재창출이라는 역사의 책임 앞에 제가 가진 가장 중요한 것을 던지기로 결심했다”며 “임기 4년 국회의원을 맡겨주신 종로구민 여러분께 죄송하다”고 했다. 이날부로 면직된 보좌진들에게도 “여러분의 삶을 흔들어놓았다. 평생을 두고 갚겠다”고 말하며 울먹거리기도 했다.

이낙연 후보는 사직안 처리 직후 기자들과 만나 호남 경선과 관련해 “이제까지 살아온 제 모든 생애, 살아온 과정에서 가졌던 저의 충정 그 모든 것을 말씀드리고 신뢰를 얻도록 노력하겠다”며 총력전을 다짐했다. 이 후보는 당장 16일 광주를 시작으로 추석 연휴 내내 호남 바닥 민심을 다질 계획이다.
이낙연 캠프는 전북 출신 정세균(SK) 전 총리의 호남 지분을 흡수하기 위해 SK계 의원들을 접촉하는 등 총력전에 나설 전망이다. 정 전 총리 측 인사는 통화에서 “정 전 총리가 누군가를 ‘밀고 있다’는 식으로 비치지 않게 SK계 대부분은 본선에서 합류할 것”이라고 했다. 대표적인 SK계로 꼽히는 이원욱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방원의 하여가에 정몽주는 단심가로 화답했다”며 정 전 총리를 따라 백의종군할 계획을 밝혔다.

민주당 선관위는 이날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정 전 총리가 얻은 표를 모두 무효 처리하기로 했다. 이상민 선관위원장은 “정 후보 득표를 분모인 유효투표수에 포함하지 않고, 그에 따른 과반수를 최종적으로 얻은 후보자가 당선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경우 51.41%를 얻은 이재명 후보의 누적 득표율이 상향 조정되므로 결선 투표 없이 본선 직행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이낙연 후보의 의원직 사퇴로 서울 종로구는 내년 3월9일 대선일에 재보궐선거를 치르게 됐다. 서울 종로, 윤희숙 전 의원의 서울 서초갑, 당선무효 처분을 받은 정정순 전 의원의 충북 청주 상당 등 총 3곳에서 재보선이 확정됐다. 이 밖에 2심과 1심에서 각각 당선 무효형이 선고된 민주당 이규민(경기 안성) 의원, 무소속 이상직 의원(전북 전주을)을 포함하면 재보선 지역구가 총 5∼6곳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