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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가방에 녹음기 넣어 등교시켰더니 “○○이 더 울어”… 교사는 “교권 침해”

입력 : 2021-09-15 10:23:49 수정 : 2021-09-15 15:4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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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3 담임 교사가 학생 정서적 학대? MBC 녹취파일 보도
교사는 ‘녹음 행위는 교권 침해’ 주장
경찰, 해당 교사 불러 피의자신문 마쳤다
MBC ‘뉴스투데이’ 방송 화면 갈무리.

 

한 초등학교 3학년 담임교사가 자신이 담당하는 반 제자를 따돌리고 정서적으로 학대를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경기남부경찰청이 조사 중인 가운데, MBC가 피해 아동 부모로부터 전달받은 녹취파일을 공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갑자기 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등 아이 행동을 이상하게 여긴 부모가 책가방에 녹음기를 담아 등교시켰다가 수상한 상황을 포착했다고 한다.

 

이에 교사 측은 ‘몰래 녹음’ 행위가 ‘교권 침해’라고 주장하며, “평소 수업을 자주 방해하던 아이를 지도하려 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지난 14일 MBC 보도에 따르면 경기도의 한 초교 3학년 교실에서 담임교사 A 교사가 김재민(10, 가명)군을 크게 다그치는 상황이 녹음기에 포착됐다.

 

경기남부청 관계자는 지난주 해당 교사를 불러 피의자신문조서를 작성했으며, 사례판단서를 받은 상태라고 15일 세계일보에 전했다.

 

MBC ‘뉴스투데이’ 방송 화면 갈무리.

 

녹취파일에서 A 교사는 우는 재민 군에게 “더 울어, 재민이 더 울어. 우리 반 7번은 김재민 아냐”라고 말한다.

 

재민 군이 “선생님, 7번 하고 싶어요”라고 하자, 교사는 “7번 없어. 재민이 다른 반이야”라고 했다.

 

이동 수업 중 A 교사는 재민 군을 혼자 빈 교실에 남겨두고 가기도 했다.

 

그러면서 “재민아, 선생님은 스포츠실 수업하러 갈게. 재민이 알아서 해. 선생님 몰라”라고 했다. 재민 군은 울면서 홀로 교실에 남았다.

 

또한 이 매체에 따르면, A 교사는 반 학생들을 향해 “여러분, 3개월 동안 297번 거짓말하면 거짓말쟁이 아니에요? 수업도 안 했고요. ‘받아쓰기’ 아예 보지도 않았고요, ‘받아쓰기’ 아예 쓰지도 않았어요”라고 질책하며 재민 군을 공개적으로 면박줬다.

 

아울러 “뭐 하는 거야, 지금! 너 우리 반 아니잖아, 나갔으니까! 이제 우리 반 아냐, 선생님 몰라”라고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MBC ‘뉴스투데이’ 방송 화면 갈무리.

 

재민 군의 부모는 아들이 3학년이 된 뒤 2달 쯤 지나서부터 갑자기 소변을 못 가리고 악몽 꾸는 것을 이상하게 여겼다고 했다.

 

이에 결국 재민 군 옷에 녹음기를 몰래 넣어 교사의 학대 의심 상황을 알게 됐다고 했다.

 

A 교사는 재민 군을 향해 “넌 거짓말쟁이야. 거짓말쟁이, 나쁜 어린이. 나쁜 어린이에서 이제 최고 나쁜 어린이로 변하고 있네”라고 말하기도 했다.

 

재민 군의 부모는 지역 아동보호전문기관에 교사를 신고했고, 해당 기관은 “정서적 아동학대”라고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일자, 학교 측은 재민 군 반 담임을 다른 교사로 교체했지만 A 교사에게 별도의 징계를 내리지는 않았다. A 교사의 “허락 없이 수업을 녹음한 건 교권침해”라는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당시 A 교사는 “전부터 아이가 뛰쳐나가고 큰 소리로 울어 다른 학생들의 수업을 자주 방해했다. 성심성의껏 아이를 지도해왔고, 의도적으로 상처를 주려던 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재민 군 부모는 “(아동학대 녹취는) 판례에 따라 합법”이라는 입장이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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