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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서울 교내 불법촬영 상반기 '0건'… 학교에 맡기고 교육청은 모르쇠

입력 : 2021-09-14 16:05:11 수정 : 2021-09-14 16:2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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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상반기 학교별 자체점검서 불법촬영 적발 ‘0건’
점검 방식 자율에 맡겨 내부인력만으로 점검한 곳도
교원단체 “전문인력 동원·불시 진행 의무화해야”
사진=뉴스1

서울시교육청이 올해 상반기 학교별 자체점검으로 시행한 교내 불법촬영 점검 결과, 적발 건수는 한 건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교사 등 내부인에 의한 불법촬영이 연이어 터진 상황에서 학교별 자체 점검으로 이뤄진데다, 점검 방식도 자율에 맡겨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14일 서울시교육청 따르면 지난 3월부터 올해 8월 말까지 학교별 자체점검 방식으로 시행한 상반기 교내 불법촬영 점검에서 불법촬영 기기는 한 대도 적발되지 않았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3월 교육부 방침에 따라 학교별로 불법촬영 기기 유무를 자체적으로 점검해 그 결과를 8월 말까지 보고하도록 했다.

 

점검 방식도 학교 자율에 맡겼다. 교육청은 각 학교가 어떤 방식으로 자체점검을 진행했는지는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점검 방식은 파악하지 않고 불법촬영 기기 적발 여부 결과만 수합했기 때문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측에 너무 무리한 보고 서식 등을 강요하면 안 되기 때문에 자체점검 방식에 대해서는 파악하지 않고 점검 결과만 보고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외부 전문업체에 위탁하거나 해당 학교 소재 지역 경찰 혹은 자치구 도움을 받아 점검한 학교도 있는 반면, 학교 차원에서 장비를 구입하거나 빌려 자체 인력으로 점검을 진행한 학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교사 등 내부인에 의한 불법촬영 문제가 지속해서 불거지고 있는 상황에서 교직원 등 내부 인력만으로 점검을 할 경우 범죄 예방 효과가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지난해 5월 경남 김해와 창녕에서 교사에 의한 불법촬영이 적발됐고 지난 4월에는 서울 관내 고등학교에 근무하던 한 교사가 자신이 근무 중이던 학교와 이전 근무지에서 불법촬영을 한 사실이 적발됐다.

 

이 같은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서울시교육청은 상반기 불시점검도 병행했지만 서울 관내 1360여개 학교 중 30여개 학교를 점검하는 데 그쳤고 점검 사실이 학교 측에 사전에 고지되는 등 여러 문제가 있었다. 

 

교육청이 불법촬영 점검 방식을 학교 자율에 맡기고 관리·감독하지 않은 데 대해 교원단체는 ‘주먹구구식’이라고 지적했다. 서울교사노조 관계자는 “전문인력을 동원해 학교 내부인력이 모르게 제대로 점검한 학교들도 있지만 학교 자율에 맡겨놓으면 자체 인력으로 허술하게 진행하는 곳도 나올 수밖에 없다“며 “불법촬영 기술은 날이 갈수록 발전하는데 학교 차원에서 알아서 점검하도록 둘 게 아니라 모든 학교가 반드시 전문인력을 동원해 예고 없이 불시에 점검하도록 의무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교직원 중 불법촬영 기기를 식별하거나 탐지 기기를 다룰 줄 아는 사람도 거의 없는데 자체 인력 점검을 허용하는 건 그야말로 ‘주먹구구식’”이라며 “교사가 불법촬영을 해 적발되는 사건들도 있었는데 자체 인력으로 점검하려면 내부인이 알 수 밖에 없어 점검 효과를 기대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교육청은 지난 7월 서울 관내에서 벌어진 교사 불법촬영 사건 이후 지자체·경찰청과 합동으로 9월 말까지 다시 전수점검을 진행 중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사건 발생 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시행하는 점검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다. 지난해 8월 경남 김해 교사 불법촬영 사건 후 교육부는 대대적인 홍보와 함께 전수점검을 진행했으나, 한 건도 적발하지 못해 ‘예고 점검’이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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