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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기업 홍보·용역비 나눠먹기… 청년공간사업은 그들만의 리그

입력 : 2021-09-14 06:00:00 수정 : 2021-09-14 10:5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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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전방위 감사 진행

박원순 前 시장 재임시절에 도입
민간 전문성 위해 공간 위탁운영
업체, 자체 사업 홍보 등에 이용
朴 인연 회사 일감 몰아주기 의혹

태양광 보급·사회주택 등 언급
오세훈 “지난 10년간 1조원 지원
시민단체 전용 ATM기 돼” 비판
무중력지대 홈페이지 캡처

박원순 전 서울시장 재임 시절인 2015년 청년들에게 커뮤니티, 아이디어 공간을 대관해주자는 취지로 도입된 ‘무중력지대’가 실제로는 민간기업의 홍보 수단이나 일부 단체가 용역비를 나눠 먹는 수단으로 전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박 전 시장이 추진한 1조원 규모의 민간위탁·보조 사업이 “시민단체 전용 ATM(현금자동인출기)으로 전락했다”며 시민단체 관련 사업에 대한 전방위 감사에 나섰다.

 

서울시 감사위원회는 13일 무중력지대 사업의 민간 위탁 과정 및 예산 집행 등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동작, 양천, 도봉, 성북, 서대문, 강남, 영등포 등 7곳에서 운영 중인 무중력지대는 서울시가 예산을 투입해 공간과 시설을 마련하면 협동조합, 비영리법인, 민간법인 등 단체가 이를 수주해 청년들에 대관하거나 관련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형태로 운영됐다.

 

무중력지대 조성과 운영에는 최근 5년간 238억72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시는 민간 전문성을 이유로 공간을 위탁운영했지만 실제로는 특정 민간단체가 무중력지대 사업을 독점한 뒤 유관 단체 간 이익을 공유하는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김용판 의원에 따르면 시는 무중력지대를 운영하는 위탁업체들이 박 전 시장과 인연이 있는 회사에 일감을 몰아준 의혹과 일부 업체의 인건비 착취 의혹 등에 대해 조사 중이다.

 

민간 업체인 A사는 2018년부터 2년 연속 홈페이지, 온라인 플랫폼 제작 등 무중력지대 관련 7건의 용역을 수주했다. 하지만 성과는 미비했다. 플랫폼 구축에 3650만원을 투입했으나 현재 제대로 운영되는 곳은 없다. A사 대표는 박 전 시장이 사무처장으로 있었던 참여연대 출신으로, 희망제작소와 아름다운가게 등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5년 1월 29일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3단지 우림라이온스밸리에서 열린 청년공간 무중력지대 G밸리 개관행사에서 박원순 서울시장과 박영선 의원, 차성수 금천구청장 등 참석자들이 제막식을 하고 있다. 뉴시스

주민참여예산으로 탄생한 ‘무중력지대 성북’은 예산 발의자와 운영을 맡은 수탁자가 동일했다. 무중력지대성북에는 올해까지 15억원의 민간위탁금이 교부됐다. 이곳을 위탁운영 중인 협동조합 이사장 B씨는 전효관 전 청와대 문화비서관과 문화연대에서 함께 활동한 인사다. 그는 2016년 한 언론 인터뷰에서 “청년단체들이 같이 좀 나눠 먹을 수 있는 파이를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위탁업체가 무중력지대를 자체 사업 홍보에 이용했다는 의혹도 있다. ‘무중력지대 서대문·강남’을 위탁 운영하는 플랫폼개발업체 C사의 대표 D씨는 각각 센터장, 운영위원을 겸임하며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NFT(대체불가토큰) 사업을 무중력지대에서 진행했다. 시가 C사에 위탁한 금액은 29억원에 달한다. 역시 문화연대 출신의 D씨는 박 전 시장과 ‘남북관계 정상화를 촉구하는 시국선언’ 등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중력지대 월평균 방문자는 출범 초기인 2016년 5550명 수준에서 올해 700명대로 계속 줄어 실효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 수년 동안 서울시의 일부 특정 단체에 대한 지원은 결과적으로 ‘자기 사람 챙기기’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청년공간 이외에도 태양광 보급 사업, 사회주택, 플랫폼창동61, 노들섬 등 박 전 시장이 추진한 총 27건 사업의 감사·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서울시는 민간보조금 또는 민간위탁금이라는 명목으로 직접 또는 자치구를 통해 시민사회와 시민단체에 지원한 금액은 지난 10년간 무려 1조원 가까이 된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마을공동체사업과 청년 사업, 사회투자기금, NPO지원센터, 사회주택 등 시민단체가 개입한 사업들을 일일이 열거하며 “시민 혈세로 어렵게 유지되는 서울시 곳간은 시민단체 전용 ATM기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시민단체 출신 인사들이 임기제 공무원으로 서울시 도처에 포진해 위탁업체 선정에서부터 지도·감독까지 관련 사업 전반을 관장했다”며 “이것은 시민단체의 피라미드, 시민단체형 다단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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