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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 비방하는 선거구호 없이 후보자별 바람개비 들고 응원 [與 경선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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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9-12 18:02:32 수정 : 2021-09-12 18: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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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지지자, 먼저 온 김두관 연호
지켜보던 당직자 “원팀 맞네” 웃기도
후보 정견 발표선 상대 압박 이어가
12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강원권역 순회경선 합동연설회가 열리는 강원 원주시 오크밸리리조트 컨벤션센터 인근에서 한 후보 지지자들이 응원을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12일 원주 오크밸리 리조트 컨벤션홀 진입로 삼거리, 2000여명의 민주당 지지자들이 양쪽으로 늘어섰다. 저마다 한 손에는 풍선을, 다른 한 손에는 바람개비를 들었다. 이낙연 대선 경선 후보 지지자라고 밝힌 한 50대 여성은 “바람을 일으키는 데 도움이 될까 봐 바람개비를 챙겨 왔다”며 자신의 파란색 바람개비를 보여줬다. 바람을 원하는 지지자들은 이낙연 후보 지지층만이 아니었다. 정세균 후보 지지자들도 노란색 바람개비를, 이재명 후보 지지자들은 하얀색 바람개비를 들고 왔다. 행사장 진입로를 통제하던 민주당 당직자들은 후보를 더 가까이서 보려는 지지자들을 통제하느라 진땀을 뺐다. 혹시 모를 충돌에 대비하고자 원주경찰서에서도 경력을 파견하기도 했다.

이날 원주 온도는 섭씨 29도. 행사장은 그늘이 없는 산 중턱, 날씨는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이었다. 현장 열기는 후보들이 차례대로 행사장에 도착하자 더욱 뜨거워졌다. 다만 이재명·이낙연 양 후보의 네거티브 종결 선언 덕인지, 서로를 공격하는 선거 구호는 없었다. 이재명 후보 지지자들은 “억강부약, 적폐청산, 우리가 이재명!”이라고 외쳤고, 이낙연 후보 지지자들은 “지켜줄게, 사랑해요”를 외쳤다. 추미애 후보 지지자들은 “미애로 합의봐”라는 구호를, 정세균 후보 지지자들은 “대한민국, 정세균”이라고 외쳤다. 추 후보 지지자들은 김두관 후보가 행사장에 가장 먼저 도착하자 “김두관”을 연호하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를 본 한 민주당 당직자는 “원팀이 맞네”라며 웃기도 했다. 행사장에서 만난 유승희 전 의원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세 차례 경선 지역을 모두 다녀왔는데 오늘이 가장 사람이 많이 모였다”라고 귀띔했다. 이낙연 캠프 수석대변인 오영훈 의원은 “후보 개개인의 절실함이 지지자들에게 전달된 모양”이라고 설명했다.

12일 오후 강원 원주시 오크밸리리조트 컨벤션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강원 합동연설회(1차 슈퍼위크)에서 각 대선 예비 후보들이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왼쪽 윗줄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재명, 김두관, 정세균, 이낙연, 박용진, 추미애 후보. 뉴스1

이날 후보자들은 정견 발표를 통해 경쟁 상대를 압박했다. 정세균 후보는 “언론과 야당은 민주당 후보로 도덕성과 자질이 불안한 후보가 올라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이재명 후보를 겨냥했다. 박용진 후보는 “이재명 후보는 표에 손해되는 말이나 정치적으로 부담되는 일은 피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라고 비판했다. 이낙연 후보는 “노련하고 균형 잡힌 지도자, 깨끗하고 신뢰받는 지도자, 국민이 안심하는 대통령이 필요하다”라며 이재명 후보를 에둘러 비판했다.

이재명 후보는 “본선에서 이기지 못하는 경선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라며 “전 지역, 전 연령대, 모든 진영에서 압도적 경쟁력 가진 후보는 바로 이재명”이라고 받아쳤다. 한편 추미애 후보는 “윤석열은 국기 문란사건으로부터 떳떳하다면 먼저 핸드폰부터 공개하고 의혹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 잘못이 드러난다면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고, 후보직 사퇴는 물론, 정계 은퇴까지 강력 촉구한다”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의혹을 맹비난했다. 현재 득표율 최하위인 김두관 후보는 “저 김두관은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당 안팎에서는 지난 11일 대구·경북지역 합동연설회 당시 당 경선 후보들이 정견발표를 할 시점에 이미 유권자들의 투표가 끝났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선거 순서가 완전히 뒤바뀌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11일 TK지역 연설회 나흘 전인 지난 7일부터 온라인 및 ARS를 통해 대의원·권리당원 투표를 진행해왔다. 따라서 유권자들이 먼저 투표를 하고 후보는 뒤이어 공약을 하는 이상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당 안팎에서는 “기가 막히고, 정말 코미디 같은 일”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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