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정비사업 억제로 공급 줄어
기회비용 연간 5000억원 낭비

최근 급등한 집값의 안정세 전환은 실공급이 확대되는 2∼3년 후에야 가능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12일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지난 9일 비대면으로 열린 KDI 부동산 포럼에서 ‘주택시장의 진단과 전망’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분석했다.
윤 연구원은 “최근 주택가격의 상승요인으로는 주택공급 물량의 부족이 주요 기제 중 하나”라며 “고평가된 주택가격은 2∼3년 후 주택공급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시점에야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윤 연구원은 이어 “1주택자의 매도 애로, 2주택자의 취득세 중과, 다주택자의 증여 전환 등 이슈로 기존 주택공급 물량이 감소하는 가운데 신규 공급 물량은 2∼3년 후에야 본격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포럼에서는 서울 정비사업 억제로 도심 주택공급이 줄어들면서 발생하는 기회비용이 연간 5000억원에 달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창무 한양대 교수는 ‘서울 도심 내 주택공급 방안’ 주제발표에서 “2014년 전후로 서울시 재건축·재개발 등 393개 구역 정비사업이 해제되면서 26만호의 아파트 공급 가능 물량이 축소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비사업 신규 공급에 따른 주택 순증 효과를 50%로 보아 12만5000가구가 서울이 아닌 외곽 택지개발지구에 수용됐다고 가정하고, 해당 가구가 서울에 입주했더라면 누릴 수 있었던 통근 시간의 기회비용을 산정한 결과 연간 50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제된 재개발구역의 정비사업 진행 가능성을 다시 진단할 필요가 있으며, 공공 주도 정비사업도 필요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민간 주도의 정비사업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운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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