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대권 주자인 홍준표 의원은 12일 “어떤 모욕도 대통령이 되기까지 참겠다”며 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 지사 측의 이른바 ‘돼지발정제 논란’을 향한 공격에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홍 의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이재명 측 대변인의 허위 성명에 대해 이번에는 대응하지 않기로 했다”며 “정치인들 성명에 고소·고발로 응징하기보다는 국민적 판단에 맡기는 게 옳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말도 듣겠다. 그만큼 정권교체가 절박하기 때문”이라며 “하기사 삶은 소대가리 소리 듣고도 가만히 계시는 분도 있는데 그 정도는 참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재명 후보 캠프의 전용기 대변인은 지난 11일 이 후보의 ‘형수 욕설’을 비판한 홍 의원을 향해 “성폭행 자백범이 할 말은 아니지 않느냐”며, 과거 홍 의원을 둘러쌌던 ‘돼지발정제 논란’을 끄집어냈다. 그는 “과거 장인어른을 ‘영감탱이’라고 욕했던 홍준표 의원”이라며 “부모를 욕하던 홍준표 의원이 부모를 욕보이는 가족에 항의한 이재명 후보를 욕할 일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는 같은날 홍 의원이 대구시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대통령이 성질나면 막말은 할 수 있지만 쌍욕하는 사람은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본선 들어가서 선거 시작 사흘간 이 지사가 한 쌍욕 틀면 그냥 선거 끝난다”고 주장한 데 따른 이 지사 측의 반격으로 해석됐다.

그러자 홍 의원은 SNS에 글을 올려 “50여년 전 대학교 1학년 때 하숙집에 같이 있었던 S대 하숙생들이 그들끼리 한 일을 말리지 못해서 잘못했다는 취지로 쓴 글을, 지난 탄핵 대선 때 드루킹을 동원해 나를 성폭행범으로 몰고, 대선후보들도 그 책도 보지 않고 가세해 나를 성폭행범으로 공격한 일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더 이상 묵과할 수 없고 참기 어렵다”며 “낙선을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공포해 법률상으로 유죄가 되면, 무조건 국회의원직은 박탈된다. 이번에는 그냥 두지 않겠다”고 경고를 날렸다.
하지만 홍 의원은 다음날 생각을 바꿔 설전을 벌이기보다 모든 사안을 ‘국민의 판단’에 맡긴다는 글을 남기면서, “내가 혐의를 벗기 위해 장년의 안락을 누리는 하숙집 친구들을 끌어들일 수는 없다”는 이유를 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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