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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살인병기 그러나 소년이던 저자의 회고록

입력 : 2021-09-03 02:00:00 수정 : 2021-09-02 15:5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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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가는 길/이스마엘 베아/김재경 옮김/아고라/1만7000원
이스마엘 베아/김재경 옮김/아고라/1만7000원

“첫 살인 이후로 내 마음은 철컥 문을 닫았으며 사람을 죽이는 일이 물 마시는 것만큼 쉬웠다.”

 

현재 인권운동가로 활동 중인 저자 이스마엘 베아는 열두 살에 전쟁으로 모든 것을 잃고 살인 병기로 취급됐던 소년병이었다. 랩과 춤을 좋아하던 개구쟁이는 시에라리온 내전에 휘말리며 인생이 송두리째 뒤바뀐다. 장기자랑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이웃 마을로 놀러 갔던 소년은 갑작스러운 전쟁으로 영영 ‘집으로 가는 길’을 잃는다.

 

책 ‘집으로 가는 길’은 순수했던 소년의 영혼이 전쟁으로 인해 어떻게 파괴되어 갔는지, 그리고 어떻게 다시 인간성을 회복할 수 있었는지 등 참혹하면서도 아름다운 저자의 여정을 담은 회고록이다. 열두 살에 가족을 잃고 이듬해 사람 죽이는 법을 배웠던 저자는 피비린내 나는 전장에서 보낸 10대 시절의 기억을 진솔하고 생생하게 고백했다.

 

저자는 소년병의 전투 경험이나 살육을 기록하기 위해 책을 쓰지 않았다. 그보다 살아남기 위해, 전쟁이 앗아가 버린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분투하는 모습과 그 과정에서 피어난 우정, 인간애를 담았다. 극한의 상황에서도 삶의 의지를 버리지 않은 한 인간의 로드무비이자 성장 과정이다.

 

이 책은 2007년 미국에서 출간된 뒤 34주 연속 ‘뉴욕타임스’ 논픽션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큰 화제를 모았다. 이후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으며 ‘21세기 전쟁 논픽션의 고전’으로 불린다. 이번에 출간되는 책은 새 번역판이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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