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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오른팔’ 하카니 네트워크…아프간 새 정권서 한자리 꿰찰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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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8-23 06:00:00 수정 : 2021-08-22 23:5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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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자금력 막강한 ‘반자치 조직’
지도자, 탈레반 부지도자도 겸해
탈레반·알카에다 간 ‘연락책’ 역할
정부 구성 협상에 탈레반 대표 참여
‘어제 적’ 前前 대통령, ‘오늘의 동지’
지난 18일(현지시간)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하미드 카르자이 전 대통령(왼쪽 세 번째)이 탈레반 대표로 나온 아나스 하카니와 새 정부 구성을 위한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은 모습. 카불=AP연합뉴스

이슬람 무장 단체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손에 넣은 지 일주일도 안 돼 최대 위기를 맞았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반(反)탈레반 전선, 일명 탈레반 저항군이 아프간 북동부 바글란주의 3개 지구(시·군과 비슷한 행정단위)를 탈환하면서다.

 

아프간에 탈레반의 적만 있는 건 아니다. ‘하카니 네트워크’란 든든한 우군이 있다. 탈레반 연계 조직으로 알려진 이곳은 어떤 곳일까.

 

AFP통신 등에 따르면 하카니 네트워크는 아프간에서 무자비하기로 악명 높은 무장 단체다. 지난 20년간 아프간 내 군사시설, 대사관 등을 타깃으로 자살 폭탄 테러와 공격을 저질렀다. 납치와 암살도 일삼았다. 미국이 지정한 테러 단체이며 유엔 제재도 받고 있다.

 

1970년대 잘랄루딘 하카니(1939∼2018)가 자신의 이름을 따 만들었다. 아프간을 침공한 소련군에 저항하며 오사마 빈 라덴을 비롯한 해외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들과 가까워졌다. 아프간 동부와 파키스탄 북서부 지역이 근거지다.

 

하카니 네트워크는 ‘탈레반의 오른팔’로 불린다. 1996년 아프간을 장악한 탈레반과 동맹 관계를 맺었다. 잘랄루딘 하카니는 탈레반 과거 집권기(1996∼2001년)에 장관직을 맡기도 했다.

탈레반 부지도자이자 하카니 네트워크 지도자인 시라주딘 하카니의 동생 아나스 하카니의 과거 모습. 카불=AFP연합뉴스

그가 2018년 오랜 지병으로 사망한 뒤 아들 시라주딘 하카니가 지도자 자리에 올랐다. 시라주딘 하카니는 2015년 탈레반 부지도자가 됐다. 미국이 현상금 수백만 달러를 걸고 수배 중인 그는 지난 17일 아프간 수도 카불에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AFP통신은 “하카니 네트워크는 탈레반 세력으로 남아 있지만 군사력과 자금력 때문에 반자치(semi-autonomous) 조직으로 여겨진다”면서 “탈레반과 알카에다 사이 연락책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하카니 네트워크는 탈레반 새 정권에서 상당한 지분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라주딘 하카니의 동생 아나스 하카니는 하미드 카르자이 전 대통령 등 정치인들과의 새 정부 구성 협상에 탈레반 대표로 참여 중이다.

 

그가 카르자이 전 대통령 전임자인 아슈라프 가니 정부 시절 사형 선고를 받았다가 2019년 풀려난 점을 감안하면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하카니 네트워크는 2008년 카르자이 전 대통령 암살을 시도하기도 했다.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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