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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계약 땐 서두르지 말고 10번 이상 가보세요” [차 한잔 나누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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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연 기자 ch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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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살까요?…’ 펴낸 전인수 KB은행 부장

은행원 근무 중 부동산 박사 취득
‘이론·실무·금융’ 아울러 컨설팅

“고객 대부분 투기와는 거리 멀어
각자 가치관·여력에 맞춰 집 찾아
첫 독립한 지하방 이후 12번 이사
평범한 이들 ‘내집 마련’ 이야기로
사람들 용기내도록 돕고 싶었죠”
전인수 KB국민은행 브랜드전략부장이 자신의 부동산 지식과 경험을 담아 펴낸 책 ‘집 살까요? 팔까요?’를 소개하고 있다. KB국민은행 제공

“부동산도 꽂히는 경우가 있어서, 사실은 자신에게 적합하지 않은 집인데도 자금계획이나 취향에 맞는 집을 만나면 계약을 서두르게 돼요. 그러면 저는 ‘그 집, 10번 이상 가보셨어요?’라고 물어요. 10번 이상 고민하면서 집을 분석해야 해요.”

전인수 KB국민은행 브랜드전략부장은 22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전 부장은 은행원으로 근무하며 부동산 박사학위까지 취득한, ‘이론+실무+금융’을 아우르는 부동산 전문가다. 최근에는 자신의 부동산 지식과 경험을 담아 책 ‘집 살까요? 팔까요?’를 출간하기도 했다.

평범한 은행원이 부동산 전문가가 된 계기는 19년 전 만났던 한 고객의 조언에 있었다.

부동산 대학원 교수였던 고객은 “은행원도 특화된 영역이 있으면 좋겠다”며 부동산 공부를 권했다. 공부를 시작하고 첫 1년은 자본이득을 좇아 움직이는 부동산 시장이 그의 가치관과 맞지 않아 재미를 붙이지 못했다. 하지만 현장을 다니며 부동산이 지닌 역사적 의미와 지리적 특성 등을 파악하자 흥미가 생겼다.

전 부장은 “부동산은 똑같은 게 없어요. 4층 높이와 11층 높이는 조망도, 일조량도 다 다르잖아요. 그런 걸 분석하는 게 설렜어요”라고 말했다.

매주 토요일마다 현장을 둘러보고 기록하는 것이 취미가 됐고, 그의 취미가 소문이 나자 대출 상담을 받던 고객들이 부동산 상담을 요청해 왔다. 그러면 그는 고객과 함께 부동산 현장을 방문하고, 다녀온 후에는 고객과 의견을 나누며 고객이 집의 장단점을 객관적으로 돌아볼 수 있게 도왔다. 그렇게 전 부장은 은행권에서 소문난 부동산 컨설턴트가 됐다.

최근 출간한 책 ‘집 살까요? 팔까요?’는 그가 컨설팅한 고객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전 부장은 “컨설팅을 의뢰했던 사람들 중 집으로 부자가 되겠다는 이는 거의 없었어요. 다들 평범한 직장인이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어떤 이는 편안하게 살 수 있는 내 집을 마련하고 싶어했고, 어떤 이는 자녀의 교육환경을 위해서, 어떤 이는 직장 출퇴근을 위해 저마다의 상황에 맞는 집을 찾을 뿐 ‘투기꾼’과는 거리가 멀었다.

전 부장이 책을 펴낸 이유는 그렇게 ‘평범한’ 이들의 이야기를 전함으로써 사람들이 다시 한번 용기를 낼 수 있도록 돕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들도 똑같은 일들을 겪었어요. 내 집 마련을 위해 밤새워 고민했고, 때론 망설이다가 기회를 놓쳤으며, 눈앞에 놓인 대출금 상환을 걱정하기도 했습니다.”

그 역시 그런 시간을 지나왔다. 전 부장은 처음 독립하던 날, 계단을 따라 끝도 없는 지하로 내려갔던 경험을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한다. 시멘트 집이었는데, 창문도 없이 환풍구 하나만 달려 있는 지하방이었다. 햇빛 한줌 들지 않아서 불을 켜지 않으면 아무것도 볼 수 없을 정도로 깜깜했다고 그는 회상했다.

“그 집을 향해 계단 하나하나를 내려갈 때마다 심장이 쿵쿵 가라앉았어요. 제가 가진 돈으로 살 수 있는 곳은 그런 곳이라는 현실 앞에 좌절했어요.”

그곳에서 시작해 12번의 이사를 경험했다. 전월세에서 전세로, 작은 원룸으로, 아파트 전세로, 그리고 자신의 명의로 된 아파트로, 그의 상황에 맞춰 그가 원하는 집으로 한 단계씩 옮겨갔다. 그렇기에 전 부장은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차근차근 준비해 나간다면 모두가 언젠가는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룰 수 있다고 믿는다.

‘집은 사는(buying) 것이 아니라 사는(living) 곳이어야 한다’는 말이 있지만, 사실 투자와 주거를 완벽하게 분리하기는 어렵다. 집에는 가격이 매겨지고, 그 가격의 등락에 따라 집주인의 자산이 늘어나거나 줄어든다. 그렇다고 투자 대상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 집은 ‘내 집’이 주는 평안을 느낄 수 있는 주거공간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전 부장은 이런 양면적 속성을 깊이 이해하는 듯했다.

그래서인지 책 내용은 ‘재테크로 돈을 버는 방법’보다는 ‘각자의 가치관과 여력에 맞는 집을 찾는 방법’에 가깝다. 전 부장은 책에서 부동산을 계약하기 전에 가족이 모여 서로의 의견을 듣는 시간을 가지라고 조언한다. 그러면서 아무리 자본적 이익을 크게 취할 수 있다고 해도 부부 중 한 사람이, 혹은 아이가 원치 않는다면 선택하면 안 된다고 적었다. 행복하기 위해서 하는 이사가 불행의 씨앗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집은 ‘집’이어야 해요. 어디에 사는지보다는 각자의 행복을 중심으로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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