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이 9월부터 일반인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추가 접종)을 시작한다. 반면 아프리카는 백신을 구하지 못해 한차례라도 접종을 한 비율이 아직 두자릿수에도 이르지 못하고 있다.
미 보건당국은 오는 9월부터 부스터샷을 시작한다고 18일(현지시간) 밝혔다.
로셸 월렌스키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과 재닛 우드콕 식품의약국(FDA) 국장대행,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이날 공동성명에서 “초기 접종으로부터 시간이 지나면 코로나19에 대한 예방 효과가 약해진다는 점이 매우 분명하다”면서 “여기에 델타 변이의 지배와 맞물리면서 가벼운, 그리고 중간 수준 질환에 대한 면역이 약화한다는 증거도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고위험군과 백신 접종 초기 단계에 맞았던 사람들의 백신 보호효과가 앞으로 몇달 뒤 약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9월 20일부터 화이자 또는 모더나 백신 2회차 접종으로부터 8개월이 지난 모든 적격자에게 3회차 접종을 제공할 계획이다. 보건 당국은 얀센 백신 접종자 역시 부스터샷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아직 데이터를 검토 중이며 차후에 부스터샷 접종 계획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아프리카는 백신을 구하지 못해 1차 접종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생산되는 얀센 백신이 유럽으로 수출돼 논란이 일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아프라 보건 활동가들은 미국 존슨앤드존슨(J&J)사가 남아공 제조 얀센 백신을 유럽으로 수출하는 것을 강력히 질타했다.
이미 유럽에선 백신 접종이 광범위하게 이뤄졌고 일부 국가는 더 궁핍한 나라에백신 기증까지 하는 상황인 만큼, 남아공 생산분은 백신 부족 사태를 겪는 아프리카에서 소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아프리카 대륙 13억 인구 가운데 백신 접종을 마친 경우는 현재 3% 미만이다.
남아공 활동가들은 17일 남아공 정부에 J&J 등 백신 제조사와의 계약 관계를 전면 공개하라면서 응하지 않을 경우 정보공개 소송에 들어가겠다고 위협했다.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남아공 정부는 J&J의 백신 수출을 금지하는 방안을 유예하기로 합의했다. 남아공 제약사 아스펜은 얀센 백신 성분을 배합해 약병에 넣고 포장하는 제조 계약을 J&J와 체결했다.
이는 아프리카 내 첫 코로나19 백신 생산 협정으로 아프리카연합(AU)과 남아공 정부는 아프리카 내 백신 보급 증진 책이라며 환영한 바 있다.
아스펜 공장은 연간 얀센 백신 2억2000만 회분 정도를 생산할 수 있다. 남아공은 얀센 백신으로 210만 명가량을 접종하고 3100만 회분을 구매했으며, 이 물량은 남아공과 다른 공장에서 생산됐다. 남아공은 얀센 백신 외에 화이자 백신도 활용하고 있다. 남아공 인구의 7.2% 정도가 2회차까지 접종을 했고 9%는 한 차례만 접종했다.
그나마 남아공이나 2차 접종률 8.9%의 짐바브웨 등 일부 국가는 아프리카에서 사정이 나은 편이다.
앙골라의 2차 접종 완료 비율은 2.3%, 세네갈 2.1%, 케냐 1.4%, 나이지리아 0.7% 등으로 대부분의 국가가 매우 낮은 수준이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J&J가 신속히 자신들의 백신 공급을 아프리카에 우선할 것을 촉구했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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