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반기 기업공개(IPO) ‘대어’로 꼽힌 크래프톤이 10일 증시에 입성한다. 공모주 일반청약 흥행에 참패한 크래프톤이 상장 후 주가에서도 부진한 흐름을 보일지 주목된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10일 증시 개장과 함께 유가증권시장에서 거래를 시작한다. 공모가(49만8000원) 기준 시가총액은 24조3512억원으로 게임주 1위 수준이다. 현재 ‘게임 대장주’ 엔씨소프트 시총은 지난 6일 기준 18조682억원이다.
크래프톤의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결정된 후 상장 첫날 상한가)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크래프톤이 따상에 성공하면 시총은 50조원에 달하게 된다. 이는 한 달 전 네이버 시총과 맞먹는 수준이다. 현실적으로 게임사가 상장 첫날 단번에 거대 인터넷 기업과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크래프톤은 상장 직후 유통 가능한 주식이 많은 점도 주가에 변수다. 상장 주식 4889만8070주 중 최대주주 보유분, 기관 의무보유 확약분, 우리사주조합 배정분 등을 제외한 1909만3426주가 상장 직후 유통 가능한 물량이다. 상장일 유통 주식 비율은 39.05%로 카카오뱅크(22.6%), SKIET(15.04%), SK바이오사이언스(1.63%) 등과 비교해 훨씬 높다. 기관 투자자의 의무보유 확약 비율도 44.91%로 다른 대형 공모주보다 낮다.
앞서 크래프톤은 고평가 논란 속에 기관 수요예측과 일반청약에서도 시장 반응이 시원찮았다. 수요예측 경쟁률은 243.15대 1을 기록했고 공모주 일반청약은 증거금 5조358억원에 경쟁률 7.79대 1로 마감했다.
크래프톤은 여러 증권사를 통한 중복청약이 가능했음에도 경쟁률이 한자릿수에 머물렀다. 중복청약이 가능했던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증거금 80조9000억원에 경쟁률 288.2대 1, SK바이오사이언스는 63조6000억원에 경쟁률이 335.36대 1이었다. 중복청약이 불가능했던 카카오뱅크도 지난달 26·27일 이틀간 증거금 58조3020억원이 몰렸고, 경쟁률은 182.7대 1이었다.
지금까지 크래프톤의 적정 주가를 제시한 증권사는 2곳이다. 메리츠증권이 72만원, KTB투자증권은 58만원으로 추산했다.
김진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3분기∼올해 2분기 지배주주지분에 목표 주가수익비율(PER) 30배를 적용했다”며 “신작 성과 상방 리스크, 지식재산(IP) 확장성, 공모자금 기반 투자 확대 등 우호 여건을 최대로 반영한 결과치”라고 설명했다. 다만 김 연구원은 크래프톤이 강조하는 IP 기반 콘텐츠 사업 가치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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