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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호도 박수도 없지만…‘희망의 성화’ 올린 도쿄올림픽 개막

, 2020 도쿄올림픽

입력 : 2021-07-24 06:00:00 수정 : 2021-07-23 22:4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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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코로나 확진 하루 수천명씩 발생
사상 초유 무관중으로 개회식 치러
‘감동으로 하나되다’ 주제 부각 미흡
206개팀 1만1000명 선수 참가 경쟁
도쿄올림픽 개막식이 열린 23일 도쿄 '시부야 스카이' 건물에서 바라본 올림픽스타디움에서 화려한 불꽃이 터지고 있다. 연합뉴스

올림픽은 4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세계인의 축제다. 1896년 그리스 아테네에서 1회 근대 올림픽이 시작된 뒤 전쟁으로 몇 번의 대회가 취소되긴 했지만 단 한 번도 ‘축제’라는 본질을 잃은 적은 없었다. 늘 떠들썩한 분위기로 참가 선수뿐 아니라 지켜보는 세계인 모두를 17일간의 흥분 속으로 밀어넣곤 했다.

그러나 23일 일본 도쿄국립경기장에서 개막한 제32회 도쿄올림픽은 ‘올림픽’일 뿐 더 이상 ‘축제’는 아니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회를 당초 예정됐던 2020년에서 1년이나 연기했지만, 여전히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불안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특히 개최지인 일본은 하루 수천 명의 확진자가 나오는 탓에 올림픽을 알리는 현수막조차 찾기 힘든 적막한 분위기 속에 대회가 시작됐다. 개회식을 시작으로 북한을 제외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소속 205개 국가올림픽위원회(NOC) 소속팀과 난민대표팀 등 총 206개 팀 1만1000여명의 선수가 참가해 8월8일까지 33개 정식 종목, 339개 세부 경기에서 메달을 다툰다.

축제는 열렸지만, 분위기는 무거웠다. ‘전진’(Moving Forward)이라는 공통 주제 아래 ‘떨어져 있지만 혼자가 아니다’, ‘여기 우리 함께’, ‘이제는 빛날 시간’, ‘우리 가는 길에 비치는 희망’ 등 연대 의식과 인류의 밝은 미래를 강조하는 소제목들로 구성된 개회식은 6만8000석에 달하는 관중석은 텅 비었다. 취재진을 포함해 1000여명만이 지켜보는 스산한 분위기 속에 열렸다.

나루히토 일왕과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자리한 VIP석도 허전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차기 대회 개최국인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을 제외한 상당수가 참석하지 않아 정상을 대리한 인사들이 그 자리를 채웠다. 중국 정부는 당초 거론되던 최고 지도부 일원이나 쑨춘란 부총리 대신에 격을 낮춰 장관급인 거우중원 국가체육총국장을 파견했다. 미국은 조 바이든 대통령을 대신해 질 바이든 영부인이 참석했다.

23일 일본 도쿄 신주쿠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개막식. 대한민국 선수단이 입장하고 있다. 기수는 김연경과 황선우. 연합뉴스

57년 전 심은 나무로 만든 거대한 오륜 형상이 무대 위로 올라오며 1964년 도쿄올림픽을 추억하는 시간이 이어진 뒤 선수단 입장이 시작됐지만, 이 역시 분위기가 예전 같지 않았다. 선수 입장 때 일본의 유명 비디오게임 배경 음악이 깔리고, 국가명 표기와 피켓을 드는 사람들의 복장 등에 일본 만화 형식을 빌려 특색을 보이려 애썼지만 참석 인원을 크게 줄인 데다가 감염 우려 속에 선수들이 과거보다 더 거리를 벌려 경기장에 들어선 탓이다. 한국 선수단은 황선우(수영), 김연경(배구) 두 기수를 앞세워 선수와 임원을 합쳐 30명 선수단이 103번째로 입장했다.

“이전과는 다른 진지한 공연이 될 것”이라는 예고대로 개회식은 화려한 군무같은 멋진 퍼포먼스도 없었다. 유례없는 바이러스 출현 속에서도 희망 잃지 않은 선수들의 열정을 표현하고, 스포츠를 통해 마음과 마음이 연결되는 모습을 형상하며 올림픽의 가치를 부각하는 데에 집중했다. 여타 공연도 이전 대회보다 서정적이고 감성적인 서사 중심이었다. 이번 올림픽을 통해 일어서는 일본을 형상화한 공연으로 부흥의 이미지도 살려내려 했지만, 텅 빈 경기장과 썰렁한 분위기 속에 ‘감동으로 하나되다’라는 주제를 풀어 나가기에는 다소 부족했다.


도쿄=서필웅 기자·김청중 특파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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