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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추가하는 넷플릭스, 득될까 독될까

입력 : 2021-07-23 03:00:00 수정 : 2021-07-22 20:5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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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둔화에 ‘게임’으로 영토 확장
“넷플릭스에 필요한 건 노인 세대” 비관론
“콘텐츠 경쟁력 강화로 지어질 것” 낙관론 팽팽

넷플릭스. AFP연합뉴스

성장 둔화 국면에 직면한 넷플릭스가 ‘게임’을 새 먹거리로 낙점했다. 게임 산업 진출이 신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는 긍정론과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방책으로는 역부족이라는 회의론이 교차하고 있다.

 

세계 최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체인 넷플릭스는 지난 20일(현지시간)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게임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넷플릭스는 “게임이 또 다른 콘텐츠가 될 것”이라며 “처음에는 주로 모바일용 게임에 중점을 둘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게임의 종류를 언급하진 않았으나 초기에 서비스될 게임은 모바일용으로 예정돼 있다.

 

넷플릭스가 게임 분야로 영토를 확장하는 이유는 성장 둔화세가 뚜렷한 탓이다. 지난해 코로나19 수혜를 톡톡히 누렸지만, 팬더믹이 진정 국면에 들어서면서 신규 가입자 수가 뒷걸음질 쳤다. 올해 2분기 넷플릭스의 신규 구독자 수는 115만 명으로 전년 동기(1010만 명) 대비 10분의 1토막이 났다.

 

넷플릭스의 ‘게임 시장 진출’을 둘러싼 분석은 다양하다. 회의적인 목소리를 내는 쪽에서는 시간과 투자가 꽤 오래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리서치 업체인 피피 포사이트의 파올로 페스카토레 애널리스트는 넷플릭스의 도전에 대해 “초기 무료 서비스로 이용자들 일부분을 끌어들일 수는 있겠으나 성공을 보장할 수 없는 상당한 투자가 필요해 장기 비즈니스 모델로 지속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 게임 시장에 진출한 빅테크 기업들이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비관론을 뒷받침한다. 구글은 2019년 ‘스태디아’를 내놓으며 클라우드 게임 시장에 진출했으나 올해 2월 스태디아의 스튜디오를 폐쇄했다. 애플도 2019년 월정액 게임 구독 서비스인 ‘애플 아케이드’를 내놨으나 게임 시장에서 큰 존재감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젊은 세대 구독자들은 이미 포화 수준이라는 점을 근거로 넷플릭스가 헛다리를 긁는 게 아니냐고 지적한다. 신규 가입자를 확보할 여력이 있는 세대는 중장년과 노인 세대라는 주장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글로벌 가입자 2억700만 명 중 3분의 2가 유럽과 북미 인구인데, 이들 지역에서 인터넷을 쓰는 노인 인구가 급증하고 있다. 예컨대 영국만 해도 75세 이상 노인 중 인터넷 사용 비율은 7년 만의 약 2배가 뛰었다. 영국에서는 55~64세 중 넷플릭스를 구독하는 비율도 늘어나는 추세다. 영국에서 55~64세 인구 중 넷플릭스를 구독하는 비율은 지난해 3분기 38%에서 올해 3월 말 50%로 증가했다. 즉, 넷플릭스가 살길은 중장년층과 노인 세대에 있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게임 산업으로의 영토 확장은 넷플릭스를 살리는 묘수로는 적절치 않다는 분석이다.

 

넷플릭스의 게임 시장 진출을 낙관하는 쪽에서는 여타 OTT 경쟁사들과 다른 방향으로 투자한다는 것 자체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아마존이나 HBO 맥스 등이 스튜디오를 인수하면서 영상 콘텐츠를 확보하는 데 반해 넷플릭스는 ‘게임’이라는 새 돌파구를 모색한다는 면에서다. 미국 IT 매체 더버지는 “다른 OTT와 달리 넷플릭스는 자사를 소셜 앱 포지션에 놓고자 한다”며 “넷플릭스 플랫폼에서 오래 머물기를 바라며 유튜브, 틱톡을 경쟁 업체로 설정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게임 사업이 결국 콘텐츠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기존 영화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를 활용해 게임 서비스를 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게임 서비스에서 영상 콘텐츠를 파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넷플릭스의 그레그 피터 최고운영책임자(COO)는 “게임 분야는 지난 20년간 넷플릭스가 집중한 핵심 엔터테인먼트 서비스의 확장”이라며 “기존 지식재산(IP)을 기반으로 한 게임에 더해 추후 영화로 제작될 만한 게임도 포함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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