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 돈 잔치’ 비판 의식한 듯

2000억달러(약 230조원)를 가진 세계 최고 부자 기업가가 그 기업의 직원과 고객이 벌어준 돈으로 우주관광을 하고 와서 2억달러를 기부금으로 내놨다면 이를 어떻게 봐야 할까.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이사회 의장이 20일(현지시간) 우주비행 후 기자회견에서 2억달러를 기부한다고 밝혔다. 미국 CNN방송의 정치평론가 밴 존스와 셰프 겸 자선사업가 호세 안드레스가 1억달러씩 받게 됐다. 베이조스는 “높은 목표를 갖고 용기 있게 해결책을 찾아나서며 늘 공손하게 활동하는 사람에게 ‘용기와 예의상’과 함께 2억달러를 수여한다”며 “수상자들은 이 돈을 본인이 운영하는 자선단체에 기부하거나 다른 기관과 공유할 수 있다”고 전했다. 존스는 미국 형사사법제도 개혁을 추진하는 시민단체를 이끌고 있다. 안드레스는 2010년 기아 구호 비영리 단체 ‘월드 센트럴 키친’을 설립했고 자선활동으로 2019년 노벨평화상 후보에 올랐다.
연이은 기부에도 베이조스의 우주비행을 보는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그는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와 우주여행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를 두고 ‘억만장자의 돈잔치’라는 비난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기자회견에서 “아마존 직원과 고객에게 감사드린다”고 한 베이조스의 발언은 또 한 번 반감을 불러일으켰다. 그가 “당신들(직원과 고객)이 이 모든 것(우주여행 비용)을 지불했기 때문”이라고 말한 게 발단이 됐다.
얼 블루머나워 민주당 하원의원은 “우주여행은 부유층을 위한 면세 휴가가 아니다”라며 “우리는 항공권에 세금을 내고 있으며, 과학적 가치를 창출하지도 않으면서 우주로 날아가는 억만장자들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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