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공정위, 쿠팡 '매출 몰아주기' 갑질 제재…시정 명령

입력 : 2021-07-21 12:38:17 수정 : 2021-07-21 12:38:15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아이템 위너'라는 제도를 통해 같은 상품을 가장 싸게 올리는 입점업체에 매출을 몰아주던 쿠팡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재를 받았다.

 

황윤환 공정위 약관심사과장은 2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쿠팡이 소비자·입점업체와 거래할 때 쓰는 약관을 심사해 입점업체 콘텐츠를 마음대로 쓰는 조항, 자사 책임을 광범위하게 면제하는 조항 등을 시정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쿠팡의 아이템 위너 제도에 문제가 있다고 봤다. 쿠팡은 하나의 대표 이미지 아래에 같은 상품 여러 개를 판매하는데, 가격이 가장 싼 입점업체(아이템 위너)에 해당 상품의 매출 대부분을 몰아주고 있다.

 

예를 들어 다른 온라인 쇼핑몰에서 '농심 삼다수'를 검색하면 낮은 가격 순으로 정렬된 여러 입점업체 목록이 뜬다. 여기서 한 입점업체를 클릭하면 해당 웹페이지로 이동하고, 그 입점업체가 만든 상품 이미지 등을 확인한 뒤 구매할 수 있다.

 

반면 쿠팡에서는 가격이 가장 싼 아이템 위너 입점업체의 웹페이지만 볼 수 있다. 이 페이지에서 구매할 경우 아이템 위너로 선정된 입점업체의 상품이 팔린다.

 

황윤환 과장은 "아이템 위너 제도는 위너로 선정된 입점업체에게 거의 모든 매출을 몰아주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쿠팡은 이런 판매 방식을 유지하기 위해 입점업체와의 약관에 '쿠팡은 입점업체의 상호나 상품 이미지 등 콘텐츠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는 조항을 뒀다.

 

여러 입점업체로부터 상호·상품 이미지 이용 허락을 광범위하게 받아낸 뒤 아이템 위너 제도 운용 과정에서 '대표 이미지' 등으로 멋대로 이용했다는 것이 공정위의 설명이다.

 

이는 저작권법·약관법 등을 어기는 행위가 될 수 있다. 저작권법에서는 '개별 약정이 아닌 약관만을 통해 저작물 이용 허락을 받는 경우에는 최소 범위 내에서 이용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황윤환 과장은 "이런 법적 의도와 한계를 넘어선 저작물 권한을 쿠팡에 과도하게 부여하는 조항은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하므로 약관법 제6조에 따라 무효"라고 말했다.

 

공정위의 명령에 따라 쿠팡의 약관에는 '입점업체가 아이템 위너가 아니면 원칙적으로 그 이미지는 대표 이미지로 사용되지 않는다. 단, 전산 오류 등 불가피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일시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조항이 신설됐다.

 

이번 조사와 시정 명령은 입점업체 측 신고로 시작됐다. 황윤환 과장은 "알려지지 않은 상품의 이미지와 정보 등을 잘 만들어 영업망을 구축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아이템 위너가 바뀌며 매출이 감소하고, 직접 만든 상품 이미지를 다른 입점업체가 사용하는 피해 사례가 있어 신고가 들어왔다"고 말했다.

 

쿠팡은 또 이 과정에서 생긴 콘텐츠 관련 모든 손해 배상 책임은 입점업체에 떠넘겨왔다. '회사(쿠팡)의 상품 콘텐츠 사용이 제3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등 이유로 법적 조치를 당한 경우 입점업체는 자신의 비용으로 회사를 면책해야 한다' 등의 조항이다.

 

쿠팡은 '회사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한 손해에 대해서는 책임을 부담한다'는 조항을 신설했다.

 

한편 공정위는 쿠팡의 아이템 위너 제도에 따른 후기·별점 교차 적용 문제, 최혜국 대우(MFN) 조항 등에 관해서도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는 전언이다.

 

고객이 A 입점업체에 남긴 후기·별점이 아이템 위너 제도 운용 과정에서 B 입점업체에 적용되거나, 쿠팡이 입점업체에 "반드시 우리에게 가장 좋은 상품 콘텐츠를 제공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등의 내용이다.

 

이는 참여연대 등 시민 단체가 지난해 5월 공정위에 신고한 데 따른 것이다.

<뉴시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