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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버스서 3시간 자위’ 사건 2심으로…大法 “피고인 방어권 침해” 지적

입력 : 2021-07-21 10:23:46 수정 : 2021-07-21 10: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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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공소장 변경 신청서 피고인 측에 안 보내…2심서 유죄

법원이 피고인에게 변경 신청서를 제공하지 않고 바뀐 혐의를 유죄로 판단한다면 방어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조모씨에게 공연음란죄를 인정해 벌금 4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창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1일 밝혔다.

 

조씨는 2018년 1월 서울에서 진주로 가는 고속버스 안에서 음란동영상을 보며 자위행위 하고 이 과정에서 옆자리에 앉아있는 피해자의 허벅지를 총 5회 만진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강제추행의 고의가 충분히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자 검찰은 2심에서 강제추행을 공소사실로 유지하면서, 예비적 죄명으로 '공연음란죄'를 추가했다.

 

조씨가 고속버스에서 자위행위를 한 것이 '공연히 음란한 행위'을 한 것에 해당된다는 것이다.

 

2심 재판부는 "고속버스에는 탑승정원에 해당하는 승객이 모두 탑승하고 있었고, 피고인의 음란행위는 짧은 순간에 그친 것도 아니라 약 3시간 가까이 지속됐다"며 공연음란죄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벌금 400만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2심 법원이 피고인의 방어권을 침해했다"며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재판부는 "형사소송규칙에 따르면 검사가 서면으로 공소장 변경 신청을 하는 경우 법원은 그 부본을 피고인 또는 변호인에게 즉시 송달해야 한다"라며 "법원이 피고인 또는 변호인에게 공소장 변경 허가신청서 부본을 송달·교부하지 않은 채 공소장 변경을 허가하고 기재된 공소사실에 관해 유죄 판결을 했다면 법령 위반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연음란 행위는 기존 공소사실과 심판 대상 및 방어 대상이 서로 다르다"면서 "2심은 공소장 변경 허가 신청서 부본을 송달하지 않은 채 당일 변론을 종결한 다음 예비적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해 방어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했다"며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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